그러나 북이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시작한 지구촌의 긴장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선 기아에 허덕이는 북을 같은 민족으로서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고 하여도 남한 사회는 몹시 실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이상 주지 말고 더 힘든 상황을 만들어야 정신을 차리고 항복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서슴 없이 쓰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그 동안 열심히 대북지원을 했던 우리들도 참으로 답답하다. 북이 이 정도로 남과 교류를 했으면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좀 신경 쓸 때도 되었는데 왜 이리 막무가내일까?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참고 인내해야지. 부모는 자식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말썽 피우고 사고치고 다니는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을 베푸는 일이다. 어떤 강압적 조처도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형제인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조금 더 참아야한다"라는 사랑의 구호를 계속해서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굶주려 죽는 사람이 반이 넘으면 스스로 멸망할 것이다. 그때 가서 "정신 차렸냐?"하면서 추수만 하면 될 일을 왜 버릇만 나쁘게 들이냐? 한다. 이 건 아니다! 여기에는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면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 성서에 보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북한을 위해 정성을 모아 사랑을 베풀면서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라기 보다는 염원이라고나 할까? 그것은 "빨리 북한 지도부가 변화되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체제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염원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묵묵히 자기가 처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염원 자체가 안 이루어진다고 지나치게 실망한 나머지 괴로워 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지나친 집착은 또 하나의 욕심이다. 사람은 욕심에 빠지면 평정심을 잃게 되고 평정심을 잃으면 각종 감정적 교란에 빠져서 불행한 심리상태에 빠져 어떤 목표의식도 없이 표류하게 된다. 작금의 정치계가 그런 거 아닌가? 통일 자체는 관심이 없고 당리당략에 이용한다. 이번 지자제 선거에서도 예외인 것 같지 않다. 모두에 이야기 한 것 같이 통일을 위해서 전혀 관심 없던 입후보자가 중국 종속 운운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2010년 이 꽃샘 추위만 지나면 온 산야는 온갖 꽃들로 흐드러질 텐데 북은 더욱더 얼어 붙은 겨울일 것이다. 북한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연중무휴 더 추운 겨울이 될 것이다. 핵 실험으로 지구촌 왕따가 되었고, 화폐개혁의 실패는 북한 내부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이제 좀 마음을 비우고 북한의 우리 반쪽을 식구로 받아들이자! 우리 마음 속에 이런저런 조건을 비우고 빈 마음으로 북녘을 바라보자! 이제 지구촌의 모든 휴머니스트들은 이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인 두 쌍방의 어리광을 그저 바라봐 주지 않는다. 저들끼리 일어나 화해하기를 바라고 있다. 갈라진 이 영토와 둘로 찢어진 두 가슴을 누가 하나로 만들까? 2010년 오늘 자유진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빈 마음이 되어 먼저 손을 내밀자! 사랑은 사랑을 지닌 사람만이 베풀 수 있다. 사랑 없는 자들은 꼭 조건을 거는 잘못된 습관이 있다. 어쩌면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이런 빈 마음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