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백령·대청도/목동훈·임승재기자]해군 초계함 침몰사고 발생 3일째인 28일 인천 백령도와 대청도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사고 당일의 기억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백령도 주민 김정두(43)씨는 "사고 당일 오후 11시경에 포성 소리가 나 집 밖으로 나갔다"며 "바닷가에 가 보니 조명탄이 터지고 헬리콥터 2대가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10~12척의 어선이 나와 2명을 구조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어민 장모(41)씨는 "밤에 포를 쏘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다음날 아침에 천안함의 앞 부분이 해면 위에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 "천안함이 연화리 앞 해역에서 침몰을 시작해 장촌리 쪽으로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대청도 주민들도 한밤중 느닷없는 포성 소리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대청도 선진포항에서 만난 김모(57)씨는 "밤 10시쯤 포 사격 소리를 들었다"며 "포 소리가 10분 이상 계속 나 북한하고 싸움이 붙은 줄 알고 놀라 다들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구조된 선원 7명은 해군 고속함정을 타고 대청도에 있는 보건소로 이송됐다.
김씨는 "얼마 있다 구조된 사람들이 도착했는데 한 명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들것에 실려왔는데 링거까지 꽂고 있었다"며 "이송 직후 군인들이 보건소 주변을 일제히 통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행정선을 타고 구조 지원을 나갔던 대청면사무소 한 직원은 "너무 깜깜했고 해군과 해경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어서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백령도 주민 이상윤(42)씨는 "조업 통제가 3~4일은 지속될 것 같다"며 "다시마 양식을 해야 하는데,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핏덩어리 같은 아들을 바다에 묻어 쉽게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모(46·여)씨는 "실종자가 많아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구조 7명 보건소 후송 주변통제
한밤중 포성에 놀란 백령·대청도 주민들 '그날의 기억'
입력 2010-03-2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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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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