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조용완 논설위원]인간만사새옹지마(人間萬事塞翁之馬). 세상을 달관한 듯한 이 단어에는 삶의 슬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운이 좋고 나쁨(吉凶), 재앙·화난과 복되고 영화로움(禍福)을 점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힘들고 나쁜 일을 넘기면 반대 급부인 쉽고 좋은 일을 기대하게 된다.

새옹지마는 회남자(淮南子)의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이야기다. 북방 국경근방에 점을 잘 치는 늙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그가 기르는 말이 아무런 까닭없이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너머로 가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고 동정하자 늙은이는 "이것이 또 무슨 복이 될는지 알겠소"하고 낙심하지 않았다. 몇달 후 뜻밖에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의 좋은 말 한 필을 끌고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이 이것을 축하하였다. 그러자 그 늙은이는 "그것이 또 무슨 화가 될는지 알겠소"하며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집에 좋은 말이 생기자 말타기를 좋아하던 아들이 그 말을 타고 달리다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의 위로에 늙은이는 "그것이 복이 될는지 누가 알겠소"라며 태연한 표정이었다. 1년이 지난 후 오랑캐들이 쳐들어 왔고, 장정들이 싸움터에 나가 전사했지만 늙은이의 아들만은 다리가 병신이어서 무사할 수 있었다. 명마로 길렀기 때문에 그 말로 인해 또 다른 명마를 얻을 수 있었다.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병신이 된 것은 어려서 부터 말에 공을 들였고 말타기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주변의 관심과 노력, 부모로부터 전달되는 희망의 메시지가 해피엔딩의 힘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 최대 자살국이라는 통계다. 최근 몇년간 변하지 않고 있다. 이유도 다르지 않다. 자살동기 중 염세나 비관이 33.5%로 가장 많았다. 정보가 쏟아지고 소가족화한 지 오래인 현대에서의 해피엔딩은 가정·학교·사회로부터의 관심과 내일에 대한 준비, 희망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봐야 하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끈, 동기부여가 청소년시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