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함미부 대원들은 왜 탈출하지 못했을까?'

초계함 침몰사고 후 닷새째를 맞은 30일, 함미부 승조원들의 생존 가능시점이 지나도 실낱같은 희망을 저버리지 않던 실종자 가족들의 어깨가 점차 처지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비상탈출 훈련에 임했던 대원들인데도 왜 유독 함미부분에선 구조자가 없는지에 대해 네티즌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에서는 "함수부에 있던 함장과 대부분의 장교들은 모두 탈출했는데 일반 사병들과 중사 이하급 대원들은 모두 함미부에 있다가 탈출하지 못했다"며 "장교들이 사병들을 버리고 탈출한 것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구조자 58명은 장교급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종자 46명 중 대부분이 부사관이나 사병인데다 선미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같은 억측들이 힘을 얻고 있다.

더구나 해군은 배가 해안에 정박해 있는 동안 하루에 한 차례씩 소화방수훈련을 하며 사고에 대비하고 있는데다 1년에 2~3차례 최악의 사고에 대비한 이함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함훈련에는 이번 사고처럼 승조원들이 배를 버리고 탈출해야 하는 경우, 대원들은 20~30명씩 어깨동무를 하고 원을 만들어 입수하는 생존훈련이 포함돼 있다. 체온을 유지하면서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훈련이다.

해군측은 이같은 억측에 대해 이번 천안함 침몰 사고는 함미부에 있던 대원들이 훈련시 익혔던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함선이 침수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함미부쪽으로 충격이 가해지면서 빠른속도로 (함선이)가라앉아 구조요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침수 뒤에는 수압차 때문에 격실에서 문을 열수도 없게 돼 대원들이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고 원인이 내부적인 것이라면 개선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만 어뢰 등의 외부 공격에 의한 침몰일 경우에는 아무리 신속하게 비상 탈출 매뉴얼을 실행해도 100% 탈출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