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신이라도 죽겠습니다. 제발 우리 아들 살려주세요"
천안함 침몰 엿새째인 31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사령부 예비군 교육장에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모인 실종자 가족 200여명은 생존 한계 시간을 훌쩍 넘기도록실종 장병들이 발견되지 않자 지치고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여성과 노약자들은 탈진 직전의 상태로 다른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교육장에 간신히 들어섰고 일부는 실종 장병의 사진을 바라보며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가족 대표로 나선 최정환 중사의 자형 이정국씨가 가족대표단 구성 등을 밝히는기자회견문과 "장병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해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읽기 시작하자 교육장 여기저기에서 가족들이 흐느끼기 시작됐다.
이씨가 울먹이며 호소문 중 "하늘에서 부여받은 명이 다하여 불가항력적으로 희생된 장병이라도 온전한 모습으로 저희 곁에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해 주십시요"라는 부분을 읽자 가족들은 일제히 오열하며 아들 또는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 여기 온 지 두 달밖에 안 됐어. 우리 아들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흐느꼈고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는 "제가 대신이라도 죽겠으니우리 아들만 살려주세요"라고 부르짖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부 가족들은 "생존자들이 한 차례도 찾아오지 않는 이유가 뭐냐. 최원일 함장은 제발 사죄하고 진실을 말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가족협의회를 구성했다"면서 해군과 가족 대표간 질의.응답과 침몰 관련 자료 공개를 해군에 요청했다.
가족들은 호소문에서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다 실종된 46명의 장병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얼음장 같은 바다 속 한점 빛도 없는 쇳덩어리 안에 갇혀 한 줌의 산소를 나눠 마시며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해군의 빠른 구조작업을 촉구했다.
침몰 엿새째..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호소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우리아들 살려주세요"
입력 2010-03-3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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