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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량 실직이 발생하던 때마다 크게 성장을 해왔다.
IMF 직후나 2002년 월드컵 이후 경기 침체기가 대표적이다. 현재 자생적으로 성장한 한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그 무렵에 급격히 성장한 사례가 많다. 그런데 또 한 번 프랜차이즈 업계의 도약이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그 도약의 도화선이 될 걸로 보인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창업 상담이 활발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부 입장에서 베이비붐 퇴직자들은 양질의 창업자다. 비교적 안정된 회사생활을 해왔기에 저축금을 바탕으로 창업 자금도 넉넉한 편이고, 창업 초보자가 많아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그런만큼 본사의 원칙이나 규칙을 준수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미국 등지의 경우 베이비붐 퇴직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주요 고객층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아쉬움이 없지 않다. 우선 퇴직자들의 창업에 대한 준비 상태다. 여러번 구조조정의 여파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준비 안 된 창업자들이 많다. 급하게 서둘러 하는 창업은 그만큼 리스크가 큰 법이다. 또다른 아쉬움은 여전히 특정분야 창업 편중 현상이 높다는 것이다. 퇴직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들이 없어 결국 퇴직자들이 창업을 해도 기존 자영업자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된다는 점이다. 이들이 자금과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하면 누군가 경쟁력 없는 사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야 한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더욱 절실한 것은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과 보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창업 준비다. 현재 은퇴 시기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 외에도 앞으로 10년 동안 꾸준히 베이비붐 퇴직자들의 2막 인생 설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1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끝나면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퇴직시기가 임박해서 고민하지 말고 미리 장기적으로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라는 것이다. 개인의 경제적인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창업 업종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서비스업종이나 신성장 동력 분야의 경우 공장에서 만들어져 뚝딱 뚝딱 팔리는 공산품과 유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창업자가 상당한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표준화하기 어렵고 복잡할 뿐아니라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당장 그달 그달의 경제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중장년층 퇴직자들이 그런 사업에 도전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퇴직예정자 스스로가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창업을 고민해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혁신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문화와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말이 법인이지 거의 대부분의 중소 법인기업들이 사장의 쌈짓돈으로 경영을 한다. 개인 기업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고 유지하기도 바쁜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개발 같은 건 엄두도 낼 수 없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손쉬운 창업만 찾는다면 당장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제대로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최근 대기업들이 미소금융재단을 만들어 영세한 창업자 돕기에 적극 나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영세한 창업자들을 돕는 것 못지 않게 시급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가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업종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신사업 창업 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것이야말로 성장과 일자리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