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코아 구월점 인근 번화가 골목의 지상배전기가 인근 가게에서 내놓은 쓰레기로 둘러싸여 있다.

[경인일보=김민재기자]지상배전기가 인천 도심의 흉물로 방치돼 있다. 각종 불법 광고물의 게시판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쓰레기 배출의 거점이 되는 등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지난 30일 오후 남동구 구월동. 홈플러스와 롯데백화점을 잇는 인도 한 쪽에 불쑥 튀어나와 있는 지상배전기에 각종 불법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뉴코아 구월점 인근 번화가 골목에 있는 지상배전기는 인근 가게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봉투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둘러싸여 있다. 시민들의 통행까지 어렵게 할 정도였다.

이연우(36)씨는 "변압기라기보다는 광고물 게시판 같다"면서 "전봇대도 거의 사라진 마당에 지상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냐"며 눈살을 찌푸렸다.

전압을 조절하는 변압기와 전기를 차단하는 개폐기로 구성돼 있는 지상배전기는 인천에만 2천590개가 인도와 공원 등에 설치돼 있다.

지상배전기를 관리하는 한국전력은 3년 전부터 배전기에 광고물 부착방지 시트를 붙이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광고물과 쓰레기가 지상배전기를 뒤덮고 있다.

지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한전은 예산과 기술적인 요인으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배전기 지하화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배전기는 온도와 습도를 맞춰줘야 하고 문제 발생시 항시 개폐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화는 기술이 발전해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한전이 불법광고물 부착 방지를 위해 시트지를 붙였다지만 사람이 많이 오가는 역 앞 등은 여전히 광고물 투성이다"며 "한전과 협의해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