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백령도 해상에 침몰한 천안함의 사고시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고 당일 오후 9시19분께 천안함과 2함대사령부와 통상적인 교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신은 통상적, 일상적인 상호확인 절차에 관한 내용으로 적어도 오후 9시19분 이전에는 천안함이 비상상황이 아니었고 그 시간 이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군은 오후 9시22분에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의 민.군 합동조사단장인 박정이 육군중장은 4일 브리핑에서 "최근 확인한 바로는 (지난달 26일)오후 9시19분 어간에 천안함과 2함대사간에 교신한 기록을 확인했다"며 "내용은 통상적, 일상적인 평온한 상호확인 절차의 교신활동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침몰 천안함과 해군2함대 사이의 교신내용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일 오후 9시22분 이전 천안함과 관련한 이상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군당국이 천안함 침몰사고의 발생시점을 수차례 정정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자가 관련 교신기록 내용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런 설명이 사실이라면 오후 9시15분께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 실종 승무원이 오후 9시 20분께 어머니와 휴대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도 이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또 박정이 중장은 "천안함과 2함대간 교신 사실을 포함해 언제 사고가 났는지에 대해 여러 자료를 수집, 검색,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제시됐던 대로 오후 9시22분으로 알고 추가적인 검증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 고위 당국자도 천안함이 갈라지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 "당시 정황과 백령도 기지에서 촬영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 지진파 등 과학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후 9시22분이 가장 정확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며 군 당국의 발표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천안함 폭음감지 보고에 관한 상황일지를 인용해 오후 9시 16분이라고 보도했는데 확인 결과 당시 상황병이 잘못 작성한 것을 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병이 오후 21시 45분에 보고를 받은 뒤 폭음 청취시간을 `22시 16분'이라고 적었는데 상부에서 `22시 16분 상황을 어떻게 21시 45분에 보고받을 수 있느냐'고 확인했고, 이에 상황병이 `22시 16분이 아니라 21시 16분인 것 같다'고 답해 정정이 됐다고 한다"면서 "상황 초기 병사들이 받아적는 과정에서 정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고발생 지점과 관련해서도 해양경찰청 상황보고서의 1보와 2보 내용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해경의 관련 보도자료를 공개하면서 "전파과정에서 오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이날부터 천안함 인양작전에 본격 돌입했다.

   특히 인양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천안함의 함미와 함수 부분을 동시에 인양하는 5단계 인양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착수했다.

   합참 정보작전처장인 이기식 준장은 브리핑에서 "1단계는 인양 준비기간으로 작업 크레인을 4묘박으로 고정해 수중탐색하고, 2단계는 인양 결색(쇠줄로 묶음) 단계로 선체에 체인을 결색해 크레인에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는 물 위로 끌어올려 배수 작업을 하고, 4단계는 배수를 끝내고 선체를 바지선에 탑재한 뒤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5단계는 선체를 평택으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과정이라고 이 준장은 전했다.

   함미 쪽 인양은 88수중개발에서, 함수는 해양개발공사에서 각각 맡게 된다.

   이 준장은 "오늘 인양 작전은 1, 2구역에 대해 민간잠수사에 의한 선체 하부 및 지형탐색, 터널굴착 예정위치 탐색이었다"며 "1구역은 오후 1시40분에 완료했으며 해난구조대(SSU)는 실종자에 대한 해상탐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천안함의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108명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정이 단장은 "합동조사는 과학수사와 정보.작전운영 분석, 폭발유형 분석, 선체구조관리 등 4개 분야로 이뤄지고 있고 선체 인양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실시된다"며 "선체 인양 후에는 투명성과 객관성 보장을 위해 추가 인원을 참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합참은 사고당시 파고가 약했다는 의혹에 대해 "너울성 파고가 2.5m 이상이었고 2함대사에서도 '황천5등급'(2.5~3m)을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사고당시 후타실에 5명이 있는 것은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타실은 운동기구가 있는 체력단련장으로 침수 상황이었다면 부함장이 있어야 한다는 그는 침실에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