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선미부분이 가라앉은 백령도 사고해역에 민간업체의 대형크레인과 미해군의 살보함 등이 인양작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백령도/임승재·이현준기자]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의 수중 수색 중단 요청에 따라 군이 4일 선체 인양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침몰 사고 8일만에 천안함 함미에서 발견된 첫 실종자 남기훈 상사의 시신은 이날 오전 가족들이 있는 경기도 평택 2함대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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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침몰 사고 10일째인 4일 실종자 수색 활동을 멈추고,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군은 함미와 함수 부분을 동시에 인양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선체를 바지선으로 끌어올려 실종자를 수색할 계획이다. 당초 군은 이번 주부터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작업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군은 실종자 가족들의 수색 중단 요청을 받아들여 선체 인양작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데 이어 실종자 수색에 동참했던 저인망 어선 한 척이 조업구역으로 이동하다가 침몰, 선원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저인망 어선인 98금양호는 지난 2일 오후 8시30분께 인천 옹진군 대청도 서쪽 약 48㎞ 해상에서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다.

잇따른 비보에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3일 "더 이상의 희생을 원치 않는다"며 군에 인명구조 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4일 오전 11시 백령도 용틀임바위 전망대.

해무가 낀 사고 해역 인근에 거대한 대형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에 가라앉은 천안함 함미를 끌어올릴 삼호I&D 소속 2천200t급 해상 크레인 '삼아 2200호'였다. 크레인 주변에는 인양될 선체를 실을 3천t급 바지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독도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들은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펴고 있었다.

군은 이날 본격적인 함체 인양작업을 위해 소청도 근해에 머물고 있던 삼아 2200호를 사고 해역에 투입했다. 삼아 2200호에 이어 해양개발공사 소속 바지선 2척과 120t급 크레인 2척, 유성수중개발 소속 바지선 1척과 120t급 크레인 1척도 사고 현장에 속속 도착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보낸 3천600t급 대형 크레인도 오는 8일께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군은 지난 3일 백령도로 들어온 잠수사 등 민간 해상 구난·구조 업체 관계자들과 선체 인양을 위한 방법과 일정 등을 조율했다. 그러나 천안함 선체를 인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수 간만의 차가 줄어들어 수중작업이 용이한 때인 '조금'은 한 달에 두 차례 뿐이고, 3~5 노트의 빠른 조류와 탁한 시계 등 바다 속 환경이 열악한 상태다.

함미 인양을 담당할 88수중개발의 이청관 전무는 "날씨가 나쁘거나 조류 흐름이 바뀌면 잠수사가 물에 들어갈 수 없다"면서도 "'조금' 때를 맞춰 1주일이나 열흘 안에 끝낼 각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