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운기자]"분향소가 썰렁하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뜨끔했다."
98금양호 선원인 김종평씨와 람방 누르카효씨의 임시분향소를 찾은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사고 5일째가 돼서야 분향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이어 "천안함 사고 관련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었다"며 "98금양호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못가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98금양호 침몰 5일째인 6일. 김종평씨와 람방 누르카효씨의 임시 분향소가 차려진 인천 송도가족사랑병원엔 전날과 달리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이날 오후 박승숙 중구청장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김씨의 빈소를 지키던 동거녀 이모(56)씨에게 "정부에서 신경쓰고 있으니 힘을 내시라"고 위로했다.
정치인들의 발길과 더불어 수많은 화환들이 장례식장을 메웠지만, 이를 보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아무래도 섭섭한 것이 사실"이라며 "조금더 일찍왔으면 힘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분향소를 방문한 뒤,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주민대책상황실은 찾지 않아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강기갑 대표도 사고 당사자들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강 대표는 분향을 마친 뒤 분향소를 지키던 김종평씨의 동거녀 이씨에게 자녀와 가족이 있냐고 물어보았고, 이씨가 자녀도, 가족도 없다고 대답하자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씨는 "아무 것도 모르고 왔다가, 금방 가버리니까 더욱 속상하다"며 속내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