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수중개발의 대표 정성철씨. (연합뉴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해 최대한 빨리 인양하려고 애썼다"

   천안함 함미 침몰 해역 현장에서 10일 넘게 인양작업에 참여한 88수중개발의 정성철 대표가 15일 함미 인양작업을 마무리하며 내뱉은 소감이다.

   정 대표는 "어렵다 생각하면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 것"이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함미 인양작업이 본격화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다른 직원들과 함께 선단을 이끌고 백령도를 찾았다. 그리고 백령도 해역의 거센 조류와 변덕스러운 기상 상황 탓에 3차례나 피항하면서도 12일 만에 작업을 끝냈다.

   그는 "백령도 해역의 조류가 세다거나 파도가 높은 건 다 알고, 수심이 깊다고 해도 잠수사들 하는 일이 원체 그러니 특별히 어려울 게 없었다"라며 "아들 형제 기다리는 가족들 생각해 전 직원이 일심단결해서 한 '조금' 안에 끝내기로 했었다"라고 말했다.

   "닥치는 대로한다"는 정 대표지만 실종자 수색과 천안함 인양에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어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어려움을 토로하지 못한 사정도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우리 30명만 고생하면 되지‥"라며 말을 줄였다.

   실제로 정 대표를 비롯한 업체 직원들은 10여 일 동안 현지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말 못할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양 작업 동안 부산의 사무실을 지키며 현장과 수시로 연락을 한 정 대표의 아들 정호원 부사장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직원들이 14일 마지막 체인을 걸었을 때 하나같이 '아! 내일 집에 간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작업 현장의 거센 조류와 너울성 파도, 열악한 수중 시계 탓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0여 일간 출렁이는 선박 위에서 제대로 된 숙식을 하지 못해 겪은 고생도 컸다.

   정 부사장은 "밤샘작업을 하면서 잠은 날씨가 안 좋을 때 자기로 마음먹었지만, 오랫동안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으니 몸의 균형이 깨져 코피를 흘린 직원들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잠은 크레인선 위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삼삼오오 모여 새우잠을 잤다.

   마지막 체인을 해상 크레인에 걸었던 14일 저녁, 직원들은 각자 집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메모지에 죽 써놓을 정도였다고 정 부사장은 전했다.
특별히 어려운 게 없었다던 정 대표도 "라면만 열심히 먹어서 밖에 나가면 잘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들도 물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을 정도였다는 백령도 해역에서 인양 작업을 마친 88수중개발은 함미가 대형 바지선에 완전히 탑재되면 해상크레인과 연결된 체인을 분리해 백령도를 떠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