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일'인 18일 현재 천안함 침몰 여파로 지방선거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지만, 각 정당이 본선에 나설 `필승 후보'를 속속 확정하면서 기선제압을 위한 여야간 신경전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빅3' 지역에서의 초반 판세는 안갯속이며, 영.호남 등 특정 정당의 텃밭을 제외한 지역에서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40%를 상회하는 대통령 국정지지율과 당 지지율 등을 바탕으로 경합지역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으며,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견제.심판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서울 =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 나설 후보는 여야 모두 미확정 상태다. 한나라당에서는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와 김성순 의원, 이계안 전 의원 등이 나섰다.
한나라당은 지난 16일 첫 TV토론을 시작으로 흥행의 막을 올렸고, 오는 29일 경선을 통해 최종 1인을 선출한다. 현재까지는 `1강(오세훈), 2중(원희룡.나경원), 1약(김충환)' 구도라는 게 당내 대체적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한 전 총리의 전략공천설이 솔솔 나오는 가운데 한 전 총리의 21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후보단일화를 위한 야권 협상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여당후보 대 한명숙 전총리'의 대결이 최대 관심사다. 이 경우 무죄 판결의 후폭풍,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또 다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무죄 판결에 따른 `한명숙 바람'을 미풍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오 시장과 한 전 총리의 격차가 분명히 좁혀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0% 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오차 범위 내 격차에 불과하고, 이 같은 판세라면 충분히 역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부동표가 정권에 대한 견제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기.인천 = 경기도에서는 한나라당 김문수 현 지사, 민주당 김진표 의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3파전'이 한창이다.
이를 놓고 여야는 일제히 "3파전 구도에서는 김문수 지사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여야간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상 `4(김문수) 대 2(김진표) 대 2(유시민)' 가량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지만, 야권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박빙 대결로 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권이 내달 2일 여론조사 50%, 국민선거인단 투표 50% 경선을 통해 경기지사 단일후보를 뽑기로 잠정 합의, 그 결과에 따라 선거판은 요동칠 전망이다.
인천의 경우 한나라당이 일찌감치 안상수 현 시장을 후보로 공천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오는 24일 경선을 통해 송영길 의원과 유필우 전 의원 중 1명을 본선 주자로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각 정당은 여야 가상대결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차범위 내에서 안 시장이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민주당은 단일 후보가 이미 안 시장을 추월했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충청 = 올초 정국을 강타한 세종시 문제로 충청권은 여야 모두에게 있어 전략지역이다. 특히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 3당이 경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한나라당이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과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충남에서는 이완구 전 지사의 행보가 가장 큰 변수다.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 전 지사가 충남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 전 지사의 재영입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과 이 전 지사의 선택이 주목된다.
충북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의 정우택 현 지사와 민주당 이시종 의원의 대결이 가시화된 상태다. 한나라당은 정 지사가 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민주당은 이시종 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정 지사를 능가하고 있다고 각각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곳에서의 주요 변수로는 세종시 문제, 청주.청원 통합 문제, 나아가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의 출마 여부가 꼽힌다.
대전에서는 한나라당 박성효 현 시장, 민주당 김원웅 전 의원, 자유선진당 염홍철 전 시장의 불꽃튀는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염 전 시장이 30% 후반대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박 시장이 추격에 나선 모양새며, 민주당은 야권 단일후보 성사에 따른 반격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