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강승훈기자]19일 오후 송도1공구 '커낼워크(Canal Walk)'. 상가는 전체 8개동에 350여 개로 구성, 지난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4~5곳만 운영 중이다. 이 역시도 공인중개사무소와 커피전문점이 전부다. 하루 방문객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것이 한 점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 A부동산 관계자는 "사방이 온통 공사판인데 누가 찾아오고, 누가 개업을 하겠느냐"면서 "분양 가격 그대로 팔겠다는 매물이나 문의가 가끔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2005년 준공된 인근 '포스코 더샵' 상가 역시 다르지 않다. 전체 300여개 상가 가운데 빈 곳이 200여 개를 넘는다. 주상복합 주 출·입구에 자리한 H동이 45% 입주율을 보여 가장 활발하다. 현장을 둘러본 결과, H동 5층짜리 건물에는 총 100개 상점이 들어설 수 있는데 1층 24곳, 2층 5곳, 3층 4곳, 4층 8곳, 5층 4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심지어 11개실로 구성된 I동은 입주율이 0%, 송도컨벤시아 앞 G동 127개실 중 입주는 15곳에 그쳤다.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상가들이 텅 비었다.
상당수가 개점 휴업 상태이고 나머지는 문을 열지도 못한 상태다. 분양이 완료됐거나 분양이 진행 중인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상가 공급자와 구입자 간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청라지구는 입주자가 없어 공실이 수두룩하고, 영종지구는 미분양으로 남은 용지가 넘쳐난다.
청라지구 1-1단계지역은 다음달 A16블록 아파트 174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2천562가구의 이사가 예정됐다. 이곳은 요즘 상가 분양이 한창이다. 반면 분양 사무실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각 회사 직원들이 홍보 전단을 들고 분주하게 돌아다니지만 2~3시간 동안 전단 10여 장을 배포하는 게 고작이다. 아파트에 붙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악재가 상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암울한 분위기는 청라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영종지구는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지난해 10월 15필지, 2만2㎡ 상업용지를 팔려고 내놨지만 입찰자가 없었다. 사업시행자 LH는 이후 수의계약, 즉 선착순으로 공급 방식을 변경했지만 지금도 이 물량은 남아있다. 향후 LH는 영종지구 내 상업지 255개 필지, 27만8천㎡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판 땅의 10여 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송도·영종·청라지구 상가를 향한 우려는 지나친 상업시설 배치에 따른다. 대규모 개발지의 경우 상업용지가 3% 수준으로 배치되는 게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반면 송도국제도시는 전체 11개 공구에서 주상복합을 포함한 상업부지가 7%, 청라지구 5%, 영종하늘도시 4% 가량 차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상가는 기본적으로 내부 소비세력, 즉 충분한 주민이 존재해야 운영이 가능하다"며 "경제자유구역은 현재 실질적 생활권으로 자리잡지 못해 상가 정착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