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연화장에서 천안함 순국 안동엽 상병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향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연화장에서 천안함 순국 김경수 중사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향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연화장에서 화장을 마친 천안함 순국 김경수 중사의 유해가 유족들의 오열 속에 동료 해군들에 의해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로 운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 장병 중 6명에 대한 화장이 사고 30일째인 24일 처음으로 이뤄지는 등 희생 장병의 장례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천안함 전사자가족협의회'에 따르면 고(故) 문규석 상사, 김경수 중사, 강현구 이상민(88년생) 병장, 정범구 안동엽 상병 등 6명의 시신이 이날 오후 2시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됐다.

 ◇입관 및 화장..장례절차 시작 = 이날 오전 8시부터 함수 인양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전사자가족협의회는 전날부터 입관과 화장 절차에 들어갔다.
 
   시신 부패가 급격히 진행돼 임시 안치소에 더는 둘 수 없다는 일부 유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유족들은 2함대 안에 임시 안치된 희생 장병의 시신을 각자 희망하는 날짜와 화장 장소를 정해 영결식을 이전까지 화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3일 문규석 상사, 김경수 중사, 강현구 이상민(88년생) 병장, 정범구 안동엽 상병 등 6명의 입관을 마친 데 이어 이날도 12명의 장병 유족들이 입관 절차를 진행했다.
 
   ◇유족 오열 속 한 줌 재로 = 전날 2함대 안에서 입관을 마친 6명의 시신은 이날 낮 12시40분께 해군 헌병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화장장으로 출발, 수원연화장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화장됐다.
 
   이날 오후 2시께 연화장에 도착한 운구차량에서 문규석 상사, 김경수 중사, 강현구 이상민(88년생) 병장, 정범구.안동엽 상병의 시신이 담긴 관이 영정, 위패와 함께 차례대로 내려졌다.
 
   위패에는 희생 장병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계급씩 추서된 계급이 장병 이름과 나란히 적혀 있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관이 검은 제복을 입은 동료 장병들에 의해 화장로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남편, 아들,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서럽게 오열했다.
 
   문규석 상사의 부인은 남편의 시신이 담긴 관이 화장로로 들어가자 "아직 안돼.나는 아직 못 보내"라며 가슴을 쥐어뜯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문 상사의 어린 딸은 영문을 모르는 듯 천진난만하게 엄마 품에 안겨 있어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는 아들 관을 부둥켜안고 "엄마가 너를 군대에 보내 미안해. 용서해 범구야. 많이 힘들었지. 이제 차가운 바다도 없고 고통도 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어"라며 오열하다 실신해 의무실로 옮겨졌다.
 
   강현구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이 담긴 관에 입을 맞추며 작은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했고, 김경수 상사의 어머니는 "불쌍한 내 새끼. 정말 맞니"라며 연방 관을 쓰다듬었다.
 
   동행한 해군 장병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필승' 구호와 함께 경례를 하며 눈물을 훔쳤고 정범구 병장의 고교 시절 담임이었던 수원정보과학고 강영실 교사는 직접 쓴 편지를 제자의 마지막 가는 길에 낭독하며 눈물을 흘렸다.
 
   장병의 시신은 화장로에 들어간 지 2시간30분여 만에 한 줌의 재로 봉안함에 담겨 가족 품에 안겼다.
 
   이날 수원연화장에는 순국 장병 6명의 분향소가 마련돼 유족과 지인, 시민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으며 연화장 진입로 곳곳에 추모 현수막이 걸렸다.
 
   화장을 마친 유해는 봉안함에 담겨 다시 2함대로 옮겨졌으며, 시신 안치소 옆에마련된 임시 유해보관소에 안치됐다.
 
   ◇분향소 등 장례지원시설 설치 = 2함대 측은 전사자가족협의회와 장례 논의가 시작된 지난 21일 부대 내 분향소로 쓸 체육관 앞에 유가족과 조문객 대기실 용도로천막 50여동을 설치했다.
 
   전사자가족협의회는 희생 장병의 장례 절차를 함수 수색이 끝나면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어 부대 안팎에서는 전례 없는 합동장례 준비로 분주했다.
 
   평택시는 군의 요청에 따라 장례 및 영결식, 분향소 설치와 조문객 영접에 필요한 행사용 텐트와 의자, 음용수 등을 지원했다.
 
   시가 지원한 물품은 몽골텐트 76개(5X5m), 은박매트 54롤(롤당 100m), 행사용의자 4천200개, 행사용 테이블 12개, 대형 가스버너 10개, 행사용 천막 10개, 컨테이너 4개 등이다.
 
   2함대 측은 함수 인양과 수색작업이 마무리되고 유족들이 장례 개시 의사를 밝히는 대로 영결식이 열리는 2함대 내 안보공원 등에 장례 지원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시는 24일부터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평택역~2함대를 오가는 조문객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 6대를 오전 7시~오후 9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로 했다.

   한편, 함수 수색이 끝나는 24일부터 장례절차를 시작한다고 전날 밝힌 전사자 가족협의회는 닷새 동안 하기로 한 '해군장'을 언제 시작할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희생 장병의 유해는 대전현충원 합동묘역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