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영주차장이 조성되지 않은 인천 남동공단내 대부분의 공장 건물들이 주차장 없이 지어져 공단 주변 도로가 이중삼중의 주차챠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박준철기자]남동공단의 교통·주차난은 당분간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조고도화 사업을 벌이더라도 남동공단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남동공단 H기업에 근무하는 A씨는 출근시간이 오전 9시지만 7시20분이면 회사에 도착한다. 혼잡한 남동 IC를 피해야 출근시간에 늦지 않고, 회사 옆 도로변에 불법 주차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출근시간까지는 차 안에서 못다한 잠을 잔다.

남동공단은 큰 도로를 제외한 이면도로에 이중주차는 물론 인도까지 점령한 삼중 주차도 다반사다. 이곳의 주차난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하다.

지난 84년 조성된 남동공단은 공용주차장을 조성하지 않았다. 90년도만 해도 업체수는 2천여개에 불과했지만 1월 현재는 5천521개사이다. 면적은 확대되지 않았는데 업체수는 2배 이상 늘었고, 종사자도 8만명에 육박한다. 남동산단 관계자는 "남동공단 근무자 중 5만명 정도는 대중교통수단이 불편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지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건폐율도 70∼80%이다. 사실상 주차장 없이 공장 건물만 지어도 된다는 것이다.

남동공단의 고질적인 교통·주차난 해소를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인천시가 '남동공단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산단은 2019년까지 1천900억원을 들여 8곳에 주차빌딩을 건립해 3천200대를 수용하고, 52억원을 들여 화물주차장도 조성할 예정이다. 인천시도 110억원을 들여 제 2유수지 환경개선사업을 벌이면서 주차장 440면을 조성하고, 2019년까지 694억원을 투입해 남동공단 내 공원 5곳에 지하주차장을 건립, 907대를 수용할 방침이다.

시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도 2014년까지 260억원을 들여 남동IC 입구 사거리를 지하차도로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산단 경인본부 관계자는 "구조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3.3㎡당 500만원이 넘는 공장 부지를 매입해 공장을 내쫓고, 주차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남동공단의 교통·주차난을 해결하는 것은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남동공단의 한 근로자는 "남동공단을 이분화시키는 수인선을 지상화하기보단 고가화하면 고가 밑에 수천대의 주차장이 생길 수 있음에도 산단과 인천시는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