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뛰었던 베테랑 선수들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신예 선수들이 신.구 조화를 잘 이뤘다. 다른 어느 대표팀보다 경기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 나설 30명의 예비 명단을 확정한 뒤 발탁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험과 패기를 동시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예고했던 대로 그동안 대표팀에 불러들여 기량을 검증받았던 선수들로 예비 엔트리를 구성해 `깜짝 카드'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경험과 안정을 중시해 국제대회 출전 횟수가 많았던 베테랑들이 대거 발탁됐지만 지난해 국제축구연맹(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청소년 대표 등 젊은피들을 합류시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선 백전노장 골키퍼 이운재(37.수원)와 `올드 보이'로 불리는 공격수 안정환(34.다롄스더), 이동국(31.전북),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수비수 이영표(33.알 힐랄)는 안정적인 대표팀 운영에 비중을 둔 발탁이다.

   이운재는 서울과 K-리그 경기 때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 등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부동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는 등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과 수비진 지휘 능력으로 허정무 감독의 든든한 신임을 받고 있다.

   또 한.일 월드컵과 독일 월드컵에서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조커' 임무를 수행했던 안정환과 부활에 성공한 이동국도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안정환은 최근 중국 슈퍼리그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이동국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5경기 연속 득점포 행진을 벌이는 골 감각을 보였다.

   이동국과 안정환의 투톱 가능성이 큰 박주영(25.AS모나코)과 이근호(25.이와타)의 뒤를 받치는 한편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조커 임무도 병행한다.

   또 A매치 111경기 출전에 빛나는 이영표도 서른을 넘은 나이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무대에서 강철 체력과 안정감 있는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이영표는 특히 한.일 월드컵과 독일 월드컵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지휘한다.

   이들 외에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남일(33.톰 톰스크),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경험한 수비수 김동진(28.울산), 미드필더 조원희(27.수원)도 경험과 안정 기조에 무게감을 둔 선발이다.
이와 달리 21세기 동갑으로 U-20 월드컵 8강 주역 3총사인 김보경(오이타), 구자철(제주), 공격수 이승렬(FC서울)과 지난해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앞장섰던 미드필더 신형민(24)은 20대 초반의 기대주들이다.

   `왼발 달인' 김보경은 박지성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 백업으로 활발한 움직임과 공격력을 보여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승렬과 구자철도 패기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을 뚫었다.

   이와 함께 20세 초반의 나이임에도 이미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은 미드필더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1.셀틱)도 선배들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루는 데 앞장설 핵심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