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손학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가 단일 후보로 선정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사정원·이호승기자]경기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선출되자 여·야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각당이 당혹과 환영속에 서로의 득실을 계산하느라 어수선한 하루를 보냈다.

■ 한나라당 = 한나라당은 일단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번 지방선거를 '경제 살리기 세력'과 '실패한 과거 정치세력'의 대결 구도로 이끌어 갈 경우 여당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중앙선대위 정두언 스마트전략위원장은 "한명숙, 유시민, 송영길은 친노 핵심 인사들이자 수도 분할을 강력히 주장했던 사람들인 만큼 이들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면서도 "단일화가 야권 결집의 계기가 돼 수도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유 후보를 직접 겨냥해 "무능한 정권의 핵심이었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인사가 경기지사가 되겠다는 것은 경기도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친노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살짝 올려놓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보기조차 안쓰럽다"며 "지역일꾼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치적 야바위짓으로 흐려놓지 말라"고 덧붙였다.

■ 민주당 = 민주당 및 후보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제1야당이, 창당한지 불과 넉달밖에 안되고, 정당 지지율이 3%도 되지않는 국민참여당에 패해 경기도지사 후보 자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되자, 당장 민주당 경기지역 500여명의 후보들은 경기도지사 '2번 후보'없이 어떻게 선거를 치를수 있겠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 지자체장 후보인 A씨는 "전쟁터에 장수가 없는데 어떻게 싸우란 얘기인지 모르겠다"며 "가뜩이나 힘든 이번 선거가 더 어렵게 됐다"며 "유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것도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지역 지자체장 후보인 B씨도 "애초에 단일 후보 합의방법이 잘못됐다"며 "당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후보 단일화를 서두른 당 관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손학규 전 대표가 단일화에 물꼬를 트긴 했지만 너무 빠르게 단일화를 시도하면서 유 후보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유리한 단일화룰을 유도하려 했던 전략이 어그러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 국민참여당 =국민참여당은 크게 고무돼 있다. 특히 유시민 예비후보는 민주노동당 안동섭 경기지사 후보와 야권 대연합을 추진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양측 후보 진영은 이날 오후 1시30분 민주노동당 경기도당사를 찾은 유 후보가 안 후보와 야권 대연합 추진을 놓고 1시간가량 협의, 이같은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양측은 도지사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 시점과 방식을 협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