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길영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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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갈 때, 그리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와서 수학책을 펼쳐보면 항상 가장 처음에 나오고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바로 집합이다. 집합이 대체 어떤 것이기에 이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수학교과서의 가장 앞부분에서 집합을 학습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집합을 이용하면 여러 가지 개념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체계적인 분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집합은 영어에서의 문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교 수학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함수, 방정식, 부등식과 같은 것들 역시 집합을 이용하여 논리적인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바로 이 집합론을 정립한 수학자가 오늘 이야기할 게오르그 칸토어이다.

 게오르그 칸토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름을 날리던 상인인 아버지와 음악에 조예가 깊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상당한 수준의 예술적인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었다. 칸토어는 11살이 되던 해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독일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그는 독일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평생 러시아에서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했다. 그는 독일에서 고교과정까지 마치고 취리히 공과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는 아들이 엔지니어가 되길 바란 아버지와는 달리 수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였고, 마침내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냈으나 이듬해 칸토어의 아버지가 죽게 되면서 베를린 대학으로 와서 다시 학업을 계속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당대의 유명한 수학자인 크로네커, 바이어슈트라스, 쿠머 등의 강의를 접하며 학업을 이어 나가고 몇 년 후 정수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할레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때, 그는 정수론 이외에도 해석학을 연구하게 되고, 그 후 생의 대부분을 수학 연구에 쏟았다. 그는 지금까지 다뤄온 수학자들과 같이 방대한 영역에 걸쳐 연구를 했었는데, 수많은 수학자들이 도전했다 실패한 난제를 해결하기도 하였고, 유리수가 자연수와 일대일 대응임을 증명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탁월한 논문들을 많이 발표하였고, 이 시기에 오늘날의 수학에 큰 영향을 끼친 집합론을 연구하였다. 그러나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수학자인 크로네커와의 수학적 견해차이가 생기고, 서신을 교환하며 함께 연구하던 데데킨트와의 갈등을 겪으며 그의 정신세계는 조금씩 피폐해져갔다. 그는 우울증을 겪기도 하였는데, 프란시스 베이컨이 세익스피어라는 가설을 연구하는 등 여러 가지 수학 외적인 연구를 하기도 하면서 우울증을 달래며 지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말년을 우울증과 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궁핍함에 시달리며 힘들게 보내다 요양소에서 심장마비로 죽게 되었다. 현대수학의 체계를 정립하는 집합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수학자의 말년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마지막이었다.

 비록 생의 마지막은 너무나도 초라하였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너무나도 거대하다. 중학교와 고교수학의 가장 앞부분에서 집합을 다루는 것만 보아도 그의 집합론이 수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과정에서 함수를 공부 할 때만 해도, 정의역과, 공역, 치역 등 집합과 집합의 대응관계를 식으로 표현한 것이 함수라 배우는 것처럼 모든 개념을 집합을 통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방정식과 부등식의 해도 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고, 심지어 기하학적인 내용도 집합의 포함관계를 통해 설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논리와 체계의 학문이다. 바로 이 수학의 논리와 체계를 정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칸토어, 비록 조금은 초라한 마지막일지라도 수학사의 큰 별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