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경인일보=]당신의 고객은 과연 누구인가?

고객의 정의를 정확하게 내려볼 필요가 있다. 가끔 들르는 고객, 자주 들르는 고객, 일단 당신의 회사, 사업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고객은 현재 고객이다. 그리고 차원이 다른 또 하나의 고객이 있다. 바로 잠재적인 고객이다. 시간도 인적 자원도 자금도 한정이 돼있다. 소규모 사업자가 모두에게 잘해 주겠다는 건 거짓을 약속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먼저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우선은 현재 고객에게 철저하게 집중해야 한다. 고객을 단지 확보만 해서는 안 되고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감동을 줄때 고객의 마음은 사로잡힌다. 고객을 매료시키면 그 고객은 홍보 전사가 되는 것이다. 그 홍보 전사는 당신이 쉬고있는 동안에도 당신의 홍보를 열심히 해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런 고객을 스페셜 고객으로 분류해서 특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여유가 생기면 잠재 고객 확보에 관심을 쏟아야한다.

잠재고객이란 아주 가끔씩 당신 사업장과 회사를 이용하는데 당신과 그는 남과 다름없는 그런 사람이지만 멀지않은 시점에 당신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눈앞의 욕구를 가진 고객들에 대해서는 경쟁업자들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그래서 조금만 잘못해도 뺏길 수 있다. 하지만 잠재고객은 아직 다른 경쟁자가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있어, 말하자면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 당신이 조금만 잘해줘도 당신에게 마음을 줘버린다. 첫사랑을 못 잊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당신과의 관계가 형성되면 당장 소비할 시점이 아닌데도 덜컥 물건을 사는 고객도 있다. 당신도 아마 유능한 판매원들에게 그런 체험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판매에 대해서 가지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고객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이 있다. 파는 사람들은 상품이 좋아야 고객들이 물건을 산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 상품이 좋을 것이라는 느낌 자체가 물건을 구입하게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실제 상품력이 비슷한데 어떤 집은 장사가 잘되고, 어떤 집은 장사가 덜 된다.

그런 경우 상품의 질은 차이가 없지만 고객들은 장사 잘되는 집의 상품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집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다. 왜 고객들은 같은 상품인데 그 집이 더 좋다고 생각할까. 깔끔한 진열때문에, 화사하고 밝은 조명때문에, 때로는 늘 싱글벙글인 주인의 얼굴때문에, 또는 자주 시행되는 이벤트때문에, 좋은 평판이나 소문때문이다. 이외에도 같은 상품인데 더 좋은 느낌을 주는 요소는 많이 있다. 그 고민에 대한 몫은 판매자들의 것이다.

지금까지는 상품에 대한 이야기이고 고객에 대해서도 그런 오해가 있다고 앞서 말을 했다. 그것은 고객이 두 가지 욕구를 전부 만족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생리적인 욕구와 심리적인 욕구가 그 것이다.

생리적인 욕구는 주로 상품의 질, 성능 이런 것과 관련이 있다. 심리적인 욕구는 대접받고 싶은 마음, 특별한 존재이고 싶은 마음이다. 가끔 볼 수 있는 일인데, 상품의 하자때문에 화가 난 고객이 종업원의 거만한 응대때문에 석유에 불을 끼얹은 것처럼 흥분하는 일이 있다. 반대로 상품때문에 무척 화가 난 고객이 종업원의 깍듯한 사과로 어느새 마음 좋은 사람으로 변해 화가 났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못된 남자들이 가끔 머리 나쁜 건 용서해도 못생긴 여자는 용서 못한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농담을 하는데, 상품이 나쁜 건 용서해도, 기분 나쁘게 하는 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손님들의 마음은 전적으로 옳은 것이다. 심리적인 상처는 욕구불만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돈에서 출발하지 말고 고객의 욕구에서 출발하자. 그리고 고객감동은 치열한 고민과 실천이 뒤따라야 비로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