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투표소에 가기 전에 신분증을 꼭 챙겨야 하지만, 하나 더 확인할 게 있다. 집에 배달된 공보물이다. 누구를 찍을지 확실히 정하지 않았다면 후보자의 공보물을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거나, 친구가 얘기하는 사람을 찍기로 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선거공보는 각 후보자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낼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조용한 가운데 찬찬히 훑어볼 수 있는 흔치않은 자료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은 흔히 각 후보자가 내세우는 대표공약에 눈길이 가게 마련이지만 '작은 글씨'로 된 숨어있는 공약도 관심을 끌게 하는 게 많다. 공보물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유권자들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이색 공약 몇 가지씩 뽑아 소개한다.


기호 1번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공보물에는 '서민이 부자되는 인천! 안상수의 꿈입니다'란 타이틀에 맞는 굵직한 공약 말고도 3페이지에 걸쳐 10개 분야 수백 가지의 세부공약이 깨알같은 활자로 돼 있다.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Barrier Free 주택 보급 ▲음식업 교육센터 설립 ▲독거노인 그룹홈 140개소 공동생활가정 신설 ▲인천 문화예술인 공제회 설립 ▲문화 동장제도 도입 ▲인천상륙작전 매개로 자유, 보훈, 평화 도시 브랜드 강화 등 6가지를 이색 공약으로 꼽을 수 있다.

기호 2번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공보물의 타이틀은 '지난 8년, 위기의 인천!'이며, 안 후보와는 달리 각 분야별로 몇 가지씩만을 골라 시원스럽게 편집한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도 학습 중단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 지원 ▲인천 허브도서관 건립 ▲24시간, 365일 이용 가능한 인천형 어린이집 확충 ▲노인 틀니비용 70%지원 ▲외롭게 사는 어르신에게 매주 2회 문안전화 ▲취약계층 보호 위한 호민관 제도 도입 등 6가지가 눈길을 끄는 공약으로 보인다.

두 후보자의 이색 공약을 보면 현실성 여부를 떠나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재미있게 여겨지는 것들이다. 이들 공약은 후보자의 관심사항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기호 7번 진보신당 김상하 후보는 서민, 생태, 비정규직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호 8번 평화민주당 백석두 후보의 공보물 제목은 '백석두 일병, 인천구하기'이며 철모까지 그려넣은 점이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