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의종기자]6·2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한나라당이 패배했다. 야권의 '신승'으로 정국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선거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정치1번지인 서울은 오전 1시 현재 접전을 펼치고 있어 예측이 불가능한 가운데 한나라당의 '안방격'인 경남과 강원도에서 조차 '패배의 잔'을 마셔야 했다. 수도권의 경우 이 시간 현재 경기에서만 당선이 유력한 상황으로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의 기조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세종시, 4대강 등 정부와 여당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굵직한 과제들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에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으면서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과 선거후폭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여권의 체질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야당과 충청권의 반대에 부딪힌 세종시법 강행 추진에 제동이 걸리게 됐고, 이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도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논란의 저간에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세종시 수정 논란에서 친이-친박간 첨예한 갈등이 나타나며 민심 이탈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기반인 TK(대구 경북)에서 투표율이 저조하고, 안방인 경남과 강원도에서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당내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여권은 이번 고전으로 당의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돼 7월초 예정된 당지도부 구성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여당이 이길 경우 정몽준 대표체제의 '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선거 패배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거취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다시 당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아 책임론도 동시에 나오고 있어 또한번 격랑이 예상된다.

이에 맞서 야권은 각종 이슈들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민주당이 수도권과 충청 등 여당의 기반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세종시 민심'이 원안 고수임을 확인하고 반대 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거에서 모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룸으로써 향후 정국에서 야권의 정책연대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1번지인 서울시를 비롯 강원도 등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함으로써 '친노'세력 및 진보 진영의 결집이 예상된다.

여권은 이번 고전으로 각종 이슈의 추진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방선거 고전 이후 어떤 카드로 돌파할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