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헤르메스가 산다'는 밀리언셀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저자 한호림이 30년간 모은 2천여 장의 보물 같은 사진과 함께 신화 지식을 '몽땅' 공개하는 책이다. 한씨는 디자인대 대학 교수로 한창 한국에서 잘 나가다 오로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그는 20년 넘게 서양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역사와 생활, 문화, 그리고 언어에 뿌리 깊숙이 숨어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흔적들을 탐구해 왔다.
비단 서양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도쿄에서도, 서울에서도, 이슬람 지역인 이스라엘이나 남미의 페루에서조차 멋진 풍광보다 거기 살아 숨 쉬고 있는 신화들의 흔적이 먼저 보였다. 그렇게 지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채집한 조각들을 매일 들여다보면서 연구하고 얼키설키 짜 맞추고 서로 연결하다 보니, 그동안 가슴에 품어왔던 호기심과 궁금증들이 신기할 정도로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리스가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던 까까머리 소년이 노련한 신화 채집가가 되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깨달아 가는 과정이 담긴 감동적인 성장기록이며, 독특한 심미안을 지닌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채집한 아름다운 조각 작품과 미술, 건축, 간판, 풍경이 어우러진 세련된 디자인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