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우리의 작은 머리로 정리되지 않으며 작은 가슴으로 담아낼 수 없다. 그저 느끼고 감사할 따름이다. 자연과 산의 고요를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 고요는 '내심낙원' 즉 내 안에 우주의 원리가 있고 내 밖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내 고요를 깰 수 없다는 것이다. 내 밖에서 나를 괴롭힌다고들 하지만 실은 내 안에서 그 사건을 소화할 능력이 없어서이다. 나를 비우는 일을 하지 못하고 내 안에 인간적인 나를 가득 갖고 있으면 이 놈의 이 인간적인 '나'라는 기준에 의해서 우리는 상처받는 것이다.
내 밖에서, 우리 밖에서 요란한 일 최고는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형제이고 자매인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6·15민족위원회 공동대표 자격으로 열 차례 가량 평양을 다녀왔다. 갈 때 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북한은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이 못 된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초라함 그리고 조직의 감시와 압박으로 늘 긴장된 모습들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외부 언론을 차단하고 김일성 부자를 신격화하고 신앙을 백성들에게 강요하는 사이비 광신 종교 집단이 북한 사회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김일성 수령은 아직도 우리 안에 살아 계신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거리 곳곳에 써 놓은 이런 구호들에서 사이비 종교의 섬뜩한 기운을 느낀다.
북한은 왜? 이런 사회를 조성했을까? 정치적 배경은 뒤로 하고 라도 그들의 지도자들의 욕심이 분명하다. 한 사람을 위해 존립했던 국가는 이미 왕정시대에 모두 지나갔다. 그런데도 북한의 김일성 부자는 국가의 지도자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자기 백성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다. 백성을 볼모로 이제 지구촌을 들쑤시는 생떼를 쓰는 것이다. 집안에서도 문제아가 생기면 부모로서는 두 가지 선택 밖에 없다. 엄하게 벌을 주거나 타이르는 것이다. 그 전에 부모는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벌을 주면 말을 들을 자식인지 아닌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닐 것 같으면 타이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자식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만일 포기한다면 더 큰 재앙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실험이 바로 이런 꼴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타이를 수 있는 권한이 우리 남한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그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은 우리 민족과는 혈연이 아니라서 그런지 포기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사실 미국도 핵을 갖지 말았어야 했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비핵화가 중요한 것이다. 핵으로 평화를 이루는 일은 언어도단이다. 그래서 핵보유국은 핵보유국을 양산하게 될 위험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핵이 인류를 얼마나 엄청나게 파괴했는 지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우리는 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왜 핵이 자기들을 지켜 준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바보 같은 인류의 태도를 보고 갑갑해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우리나라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럴 쯤이면 찾고 싶은 곳이 산이다. 초록이 깊어 가는 산에서 내 안으로 들어가 '내심낙원'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