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미용 (경기도농업기술원 생활지원팀장)
[경인일보=]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됐고,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다가가고 있다. 최근 고령사회에서의 건강의 비결을 일하는 노인에서 찾고 있는데 일과 평균 수명을 연구한 보고서에 의하면 일하는 사람이 노는 사람보다 14년을 더 오래 산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필요하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중국의 미래학자는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첫째 아이들과 같은 마음을 갖고(童心), 둘째 거북이와 같이 욕심을 부리지 말고(小慾), 셋째 개미와 같이 적게 먹고(小食), 넷째 원숭이와 같이 많이 움직여라(多動)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장수지역으로 소문난 오키나와와 오기미손마을 사람들은 그 지역의 산과 바다 및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의 생활과 따뜻한 기후에서 일을 즐기며 쌀을 중심으로한 식생활 등을 장수의 요인으로 귀하게 여기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천유천당 지유소항'(川有川堂 地有蘇沆·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이라고 했다. 이 말은 소주와 항주를 그만큼 귀중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촌의 환경 중에는 소주와 항주보다 더 좋은 기후와 건강한 생활에 적합한 맑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 많이 있다. 또한 노인들에게 적합한 소일거리도 많아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농촌이 많이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건강 장수 마을을 발굴하고 이를 모델로 건강장수에 필요한 요건을 연구해 '건강한 노인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브랜드를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수하는 마을에서는 노인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식생활 및 영양관리, 규칙적인 운동 및 작업 환경의 개선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농촌생활에 희망과 비전을 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 풍물 및 짚풀공예 등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토종벌 및 텃밭 가꾸기 등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또 교통사고 등 어른들의 안전을 고려한 마을 환경을 조성하고, 등산 및 게이트볼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농촌의 노인인구 비율이 약 31%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자칫 활력을 잃기 쉬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어르신들이 지닌 오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농가 소득을 창출하고 또한 당당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이에 필요한 학습과 사회활동 등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지도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농촌 주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앞으로도 계속 농촌에 거주할 생각이며, 향후 농촌생활이 좋아질 것이라고 여기는 주민들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농촌건강 장수마을 사업을 운영하여 노인과 예비노인이 즐겁고 활기찬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어르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농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건강하고 멋진 생활이 있는 농촌문화가 조성되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이에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여 나갈 계획이다. 떠나가는 농촌에서 다시 돌아오는 농촌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