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남아공 요하네스버그/김종화특파원]허정무호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2승으로 사실상 16강 티켓을 예약한다. 특히 한국이 이기고 같은 날 벌어질 B조 경기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잡아주거나 비긴다면 한국의 16강은 확정된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지더라도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꺾으면 16강 진출 꿈을 이룬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쉽지 않은 상대다.
아르헨티나는 안방에서 열렸던 1978년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국제축구연맹(FIFA) 통산 랭킹 4위에 올라 있다. 현재 FIFA 랭킹도 7위로 한국(47위)보다 40계단이나 높다. 역대 A매치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2전 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나 박창선이 월드컵 1호골을 사냥했지만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2003년 6월11일 서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0-1로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허 감독은 '마음껏 경기를 즐기라'며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다윗이 골리앗과 싸움에서 이겼다"며 '그라운드 반란'을 암시했다.
허정무호의 해결사는 원톱 중책을 맡은 박주영(AS모나코)이 맡는다. 박주영은 4-2-3-1 전형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 특명을 받았다. 박주영의 뒤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나선다. 박주영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은 물론 처진 스트라이커로 직접 골문을 노린다.
좌우 날개는 '왼발 달인' 염기훈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이청용(볼턴)이 서고, 기성용(셀틱)-김정우(광주 상무) 듀오가 변함없이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이 차례로 늘어선다. 허 감독은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대신 발이 빠른 오범석을 오른쪽 풀백으로 낙점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수원)를 제치고 그리스전 주전 수문장을 맡아 눈부신 선방을 펼쳤던 정성룡(성남)이 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