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강 복하천 합류 하류지점에서 가물막이 유수 소통용 공구 사이로 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박승용·전상천·최준호기자]기상청이 17일 본격적인 장마를 예고한 가운데 4대강 살리기 공사 일환으로 한창 강바닥 모래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여주 남한강 구간이 가물막이 철거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집중 호우에 그대로 노출, 침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여주군 남한강 일원은 지난 2006년 장마철 집중호우에 신륵사 경내까지 강이 범람, 사찰에 보관중인 보물 제180호인 조사당(祖師堂) 등 소중한 문화재를 유실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려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가물막이 철거 등 준설공사 진행형'= 남한강 살리기 1차 준설공사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말까지 끝내기 위해 24시간 철야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사 진척은 미미하다.

16일 남한강 살리기 공사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남한강 준설공사에 참여한 현대건설 등 각 업체들은 이달까지 여주 이포보의 소수력발전소 건설용 가물막이 등 일부 가물막이를 제외하고는 남한강의 모든 가물막이를 철거하는 등 1차 준설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가물막이는 하천에 물을 뺀 상태에서 보를 만들기 위해 임시로 만들거나 하안의 준설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강 가운데 시트파일(대형말뚝)이나 모래를 쌓아 강의 폭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주 남한강 구간내 가물막이를 집중 폭우가 시작되는 장마 이전까지 모두 철거, 강물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등 강 범람을 포함한 홍수같은 재난에 대비해야 하지만 공사 현장 공정상 철거 자체가 미지수다.

■ '준설된 모래 다시 남한강으로'= 남한강 살리기 공사장 일부는 아직 공정이 10%도 진행되지 않는 등 공사 진척 상황이 미미, 이달말까지 모래 준설을 끝내기 어려워 폭우가 내리면 도로 강으로 쓸려나갈 상황이다.

경인일보 취재팀이 여주 남한강 공사 현장을 취재한 결과, 남한강과 복하천이 합류하는 지점 등 남한강 살리기 공사장 일부는 아직 공정이 10%정도밖에 진행이 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선 이제서야 가물막이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도다.

게다가 남한강 구간중 여주보와 이포보 인근 등 3·5·6공구 대부분의 공사현장에선 아직도 모래 준설이 한창이어서 이달 말까지 끝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일 한 공사 업체가 신륵사 인근 강천보의 가물막이를 무리하게 철거하다 침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장마 전에 공사를 끝마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 '5억5천만㎥ 준설토 보관도 허술'=여주군 북내면 가정리와 흥천면 계산리 일대 등 모두 16곳에 조성된 준설토 적치장은 폭우로 모두 쓸려갈 정도로 보관 대책이 '허술' 그 자체다. 일부에는 방진막이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은 모래준설 적치가 끝나기 이전까진 방수 목적의 방진막을 설치하지 않을 예정이다. 때문에 공사 구간 모래준설 완료 이전에 폭우가 쏟아진다면 그 일대는 모래 산사태가 벌어질 형국이었다.

더욱이 기상청은 예년보다 빠른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되는데다 많은 일사량 때문에 남한강 일대에 장마철 집중호우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더욱 철저한 수방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K-Water(수자원공사) 오상식 차장은 "적치장 주변에는 배수로를 만들고 적치가 끝난 모든 적치장에는 방진막을 설치해 수방대책을 철저히 갖춰 놓았다"며 "모든 설계 과정에 장마기간을 고려했기 때문에 자연재해가 아닌 이상 강 범람 등의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