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M 사태'가 벌어진 인천시 부개동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입점예정지에서 10년동안 영업을 하다 내몰린 한길마트 대표 연군흠씨가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공동대표인 동생 연국흠씨에게 홈플러스는 영업방해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김범준기자 bjk@kyeongin.com

[경인일보=오지희·최준호기자]SSM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년전 사업조정신청 대상 논란에서 출발한 SSM 논란은 고소 고발, 대형 유통업체의 세 확장 등으로 번지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SSM 사태의 중심에 있는 홈플러스가 지난 주 이랜드그룹의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SM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인지역내 킴스클럽 마트는 14곳. 이중 지난해 11월 개점한 인천 석바위점은 사업조정신청 대상으로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석바위점 앞에서 영업정지 농성을 벌여온 인근의 상인들은 인수설로 좌불안석이다. 홈플러스가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하면 두 곳을 더해 SSM 점포수가 230곳을 넘어 압도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종철 석바위시장 상인회장은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습적인 점포 변경을 염려해 경비를 강화했다"며 "한 차례 SSM 입점을 막지 못한 상인들이 이번에는 더욱 똘똘 뭉치겠다며 의기투합했다"고 했다.

SSM 사태 1년이 지난 지금, 석바위시장 상인회처럼 SSM에 대항하기 위해 단결된 상인조직은 많지 않다.

수원시 구매탄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SSM의 입점을 막는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아픔을 겪었고 이후 투쟁 동력을 잃은 상태다. 인천도 지난 4~5월 잇따른 고소고발 사태로 상인들이 위축돼 있다.

홈플러스는 SSM입점저지 활동을 한 부개동과 갈산동 상인, 상인단체 관계자 등 10여명에게 영업방해를 이유로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정적 부담을 떠안아야한다는 우려때문인지 최근 가맹점주가 등장해 개점 준비를 하는 SSM이 출현해도 상인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일부 상인단체가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점을 여는 작은 움직임만 있을 뿐이다.

대기업과 상인간 자율 합의도 진전이 없다. 경기도가 자율 조정에 나서 15여곳만이 합의에 이르렀을 뿐이다. 인천에서는 상인들이 개폐장 시간과 세일 단축, 매장 확장 금지 등을 제안했지만 대형 유통업체는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중소상인들은 SSM의 편법 개점을 막기 위해 전통시장영업제한 구역을 기존 1㎞에서 500m로 양보하고, 품목 제한을 포기하는 등 희생을 감수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FTA를 빌미로 SSM을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600만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을 우롱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