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남아공 요하네스버그/김종화특파원]한국 축구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참패를 당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박주영의 자책골에 이어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했다.
2연승을 달린 아르헨티나에 완패하며 B조 선두 자리를 내준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에서 승리해야만 조 2위 자리를 차지해 16강에 오르게 된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1-3 패배를 안겼던 아르헨티나에 또한번 덜미를 잡혔다. 남미팀과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1무3패로 크게 뒤졌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염기훈과 이청용을 좌우 날개로 펴는 4-2-3-1 전형을 구사했다. 반면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 이과인의 3각편대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한국은 전반 17분 뼈아픈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줬다. 한국은 오범석의 파울로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프리킥을 허용했고 메시가 키커로 나섰다. 메시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골지역 정면에서 휘어진 공은 박주영의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으로 흘렀다.
한국은 전반 33분 또한번 아르헨티나에 골문을 내줬다. 아르헨티나는 로드리게스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주자 니콜라스 부르디소가 백헤딩을 했고 오른쪽 골지역에서 이과인이 헤딩으로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끈기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해결사는 22세의 미드필더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전반 추가 시간에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공을 박주영이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문전으로 돌진했다.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걷어내려고 주춤하는 사이 이를 놓치지 않고 공을 빼앗은 뒤 오른발 아웃사이드 슈팅으로 살짝 차올려 만회골을 넣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들어 기성용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해 김정우와 더블 볼란테로 세워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이과인과 메시가 헐거운 한국의 문전을 농락했다.
메시는 후반 31분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하고 나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골키퍼에 막히자 재차 찬 공을 찼다.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고 이과인이 달려들며 빈 골문에 차 넣었다. 이과인이 마무리했지만 메시가 사실상 만든 골이었다. 이과인은 이어 4분 뒤 헤딩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대승에 일등공신이 됐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