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포/박현수기자]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 온난화의 영향일까. 3월이면 시베리아 등 북방으로 날아가야 할 겨울철새들이 계절을 잊은 채 한강하구 지역에 서식하며 토착화하고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목격됐다.

▲ 3월경이면 시베리아 등지로 날아가야 할 재두루미가 최근 고양 일산의 농경지나 한강하구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중앙회(이사장·윤순영, 이하 야조회)는 20일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적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으로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 203호로 지정된 재두루미가 고양시 일산구 농경지와 한강하구 등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야조회는 보통 10월 중순에 한반도를 찾아와 다음해 3월 말이나 4월 초면 번식지인 러시아의 아무르강 유역 등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재두루미가 정상적인 상태로 국내에 머무르는 것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며 기후 등의 환경변화로 인한 것이 아닐까 추정했다.

윤 이사장은 "주민들은 최소한 10여마리 이상이 한강하구 등에서 서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정밀조사를 통해 정확한 숫자를 확인하고 있다. 여름철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10월이면 베트남 등으로 떠나는 백로 등도 최근에는 국내에서 겨울을 나는 등 토착화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뤄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철새인 재두루미의 토착화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조회는 고양과 김포 등 재두루미의 주된 서식처인 한강하구를 중심으로 생태관찰을 지속적으로 펼쳐 부상 등으로 떠나지 못한 것이 아니고 정상적인 상태로 이곳에 서식하는 재두루미의 정확한 개체수와 번식 가능성 등을 파악해 보호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