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53) 신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21일 "현행 교원평가제와 교장공모제에는 큰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교원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안 회장의 이런 발언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주요 교원 정책에 사실상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교육당국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교총 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 6.2지방선거는 교육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달라는 학교현장의 여론을 외면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원평가제에 대해 "빨리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도 이미 동료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보도가 나오는데, 부분적인 전환이 아니라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교원평가 결과를 성과급제와 승진 등에 연동시키는 것은 결국 교사들의 자발성과 자생능력을 무시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꾸준히 교실에서 자기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과정지향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해서도 "대도시 몇몇 소수학교에서 발생한 비리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교장공모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모제로 1명의 우수 교장을 뽑을 수 있을진 몰라도 나머지 9명의 교장은 결국 좌절하게 돼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양옥 신임 회장은 모든 교육현안을 각 교육주체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와 교육과학기술부, 교총·전교조, 각 지역 교육감이 참여하는 교육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안 회장은 "반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교육관에 짓눌린 교육자들의 사기저하 현상이 심각하다. 정부, 교원단체, 교육감들이 상생의 대화를 해야한다"며 "정부와 교총·전교조, 입법부, 그리고 각기 색깔을 달리하는 교육감이 적어도 매달 한 두번씩 모여 교육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어 곽노현 당선자측에 자문그룹인 `공약이행 태스크포스(TF)'를 재구성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TF에 전교조 인사가 많이 참여하게 된 것은) 곽 당선자보다는 실무진의 생각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교총과 전교조 회원수를 감안할 때 동등한 수가 참여하는게 합리적이다"며 "곽 당선자측에서도 TF구성을 재논의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애초 TF를 구성할 때 교총 측에 참여를 제안했으나 TF에 전교조 인사와 진보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총은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안양옥 회장은 전체 회원 18만3천명 중 15만5천600여명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40.3%의 지지율을 얻어 박용조(진주교대 교수) 후보, 이남교(경일대 총장) 후보를 제치고 제34대 교총회장에 당선됐다.

   전남 보성 출신인 안 당선자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서울 서초중, 수도여고 교사를 거쳐 서울교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학교법인 동인학원(상문고) 이사장, 전국교육대 교수협의회장, 한국체육정책학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