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취재반]마침내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원정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모저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벌인다. 1승1패의 한국은 16강 진출의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2연패를 당한 나이지리아 역시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총력전이 예상된다.

다음은 한국-나이지리아 경기의 관전 포인트.

※ 1. 선방의 달인 넘어야 16강

이번 맞대결에서 패하는 팀은 짐을 싸야 한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비겨서 승점 1을 나누는 것도 한국으로서는 불안하다. 일단 나이지리아를 꺾어 2승1패가 되면 16강 진출은 유력해진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0-1 패)와 그리스(1-2 패)에 연달아 패했지만 빈센트 에니에아마(사진)라는 걸출한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에니에아마가 없었더라면 나이지리아는 많은 실점을 했을 수도 있다. 특히 그리스와 격돌에서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우면서 한 골 차 패배로 끝낼 수 있었던 것도 에니에아마의 활약때문에 가능했다. 2002년부터 나이지리아 국가대표로 뛴 에니에아마는 20일 현재 이번 대회 선방 부문에서 1위(14개)에 올라 있다.

 
 

※ 2. '아프리카 백신' 효과있나


한국은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열린 두 차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아프리카 팀에 발목을 잡혔다. 먼저 10월 이집트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했고 이어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때도 역시 8강에서 개최국 나이지리아에 1-3으로 졌다.

그러나 허정무호는 아프리카 팀과는 잘 싸웠다. 올 1월 국내파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려 남아공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치른 잠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4로 지긴 했지만, 지난해 10월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고 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가진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에서도 2-0 완승을 거뒀다.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팀을 만나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토고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 3. 붉은악마는 수적으론 열세

한국과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더반은 주변 환경이 한국팀에게 불리하다.

일단 더반 스타디움의 잔디는 짧다. 패스 속도가 빨라져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또 나이지리아 팬의 광적 응원도 걱정이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가 밝힌 더반 스타디움의 좌석수는 6만2천760석으로,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8만4천490석)과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6만4천100석)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이중 한국 응원단이 500석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좌석은 대부분 나이지리아 팬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