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선수와 멕시코 선수 / 연합뉴스

   '거침없이 4연승 vs 4년 만에 설욕'
   남미의 거두 아르헨티나와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가 28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16강에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는 B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1위로 16강에 올랐고 멕시코는 A조에서 우루과이(2승1무)에 이어 1승1무1패를 거두고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는 2006 독일월드컵에 이어 4년 만에 똑같은 길목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당시 16강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연장전에 터진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의 골든골로 멕시코를 2-1로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4년 만에 맞는 리턴매치에서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역대 성인대표팀 A 매치 전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1승10무4패로 멕시코를 압도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2승 무패를 달렸고 2004년 7월 중남미 대륙컵인 코파 아메리카대회 조 리그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한 이래 4승1무로 앞서 있다.

   8강 진출을 목표로 한 멕시코로서는 23일 우루과이와 벌인 조 1위 결정전에서 0-1로 패해 아르헨티나를 피하지 못한 게 아쉬울 수도 있다.

   플레이메이커 겸 세계적인 골잡이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정점으로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로 짜인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화려한 개인기와 저돌적인 돌파로 조별리그에서 7골을 뽑았다.

   어시스트에 주력했던 스페인 프로축구 득점왕(34골) 메시의 득점포에 불이 붙는다면 아르헨티나의 화력은 더 무서워진다.

   중원에서 골문을 겨냥한 메시의 왼발과 측면을 파고드는 테베스의 발끝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시작된다. 17일 한국과 경기에서 대회 첫 해트트릭을 작성한 이과인은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

   강철 체력으로 무장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와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지키는 중원도 안정적이다. 4백 수비진도 조별리그에서 1골만 허용했을 정도로 철벽이다.

   신예와 베테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멕시코는 이번만큼은 8강 징크스를 깨겠다는 각오다.

   본선에 14차례나 등장했으나 1970년과 1986년 딱 두 번 8강에 올랐던 멕시코는 '숙적' 아르헨티나와 대결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만 15년째 활약 중인 콰우테모크 블랑코(베라크루스)를 중심으로 기예르모 프랑코(웨스트햄)와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갈라타사라이) 등 삼각 편대를 앞세워 아르헨티나의 방패를 무너뜨릴 기세다.

   수비수이면서도 중앙 미드필드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투지의 사나이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와 개인기와 스피드를 두루 갖춘 안드레스 과르다도(데포르티보)가 중원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양팀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볼만하다.

   세계 최고 선수에서 이제는 명장으로 변신을 꿈꾸는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잦은 기행 탓에 '아르헨티나의 최대 약점'이라는 혹독한 비난까지 들었지만 조별리그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면서 만만치 않은 지도력을 선보였다.

   북중미 예선 때 중도하차한 스벤 예란 에릭손(코트디부아르 감독)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에서 '국민 감독'으로 통한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사령탑을 맡아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하나로 묶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

   북중미 예선에서 지휘봉을 잡고 5승1무1패의 파죽지세로 본선 티켓을 따냈고 여세를 몰아 16강에 진출한 만큼 아르헨티나의 벽도 넘어설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