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경인일보=]원할머니 보쌈의 박천희 사장은 21세기 경영의 신(新)트렌드가 윤리 경영, 투명 경영이라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인이다.

박 사장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존경할 수 있는 사장님을 모시고 일하는 기쁨에 대해 곧잘 이야기한다. 직원 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기업 못지 않다.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투명한 재무는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자랑거리다. 또 하급 직원에게까지 기업 카드가 제공되고 수많은 협력업체에 접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엄명이 내려져 있다.

이 시대 최고의 경제학 멘토로 존경받는 로버트 프랭크 교수는 왜 경제학 강의는 수많은 그래프와 숫자로 다수의 학생들이 외면하는 과목이 되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스토리텔링 방식을 알게 되고 거기서 출발해 경제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이코노믹 씽킹'이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에서 핵심을 꿰뚫는 힘을 길러준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스토리로 다가갈 때 가장 잘 기억하고 흥미를 느끼고 잘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기억 구조는 천성적으로 스토리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모든 성공한 창업자들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끝이 없는 스토리가 있다.

인터넷을 뒤지며 밤을 새워 창업을 공부한 이야기, 점포를 찾기 위해 운동화 뒷굽이 닳도록 상권조사를 한 이야기, 부동산 중개업자나 슈퍼마켓 아줌마에게 상권 정보를 빼낸 이야기, 16.5㎡ 점포를 헐값에 인수해 월 순수익만 800만 원대로 만든 치킨 사장의 이야기, 여러 번 사업 실패로 완전히 망한 후 빌린 돈 몇 백만 원으로 창업해 성공한 이야기, 은퇴 후 음식점을 열었다가 기기 고장으로 고객에게 호되게 당하고 밤새 서럽게 울었다는 이야기 등등. 매운 맛을 보며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성공한 사장들의 경쟁력은 그렇지 않은 사장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제 창업 전선에 막 나선 이들의 스토리도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얼마 전, 3천만 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싶어 하는 미모의 여성 두 명을 만난 일이 있다. 고운 손에 억센 것을 한 번이라도 만져봤을까 싶었는데 전망이 밝다면 청소사업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업자는 가족이었다. 퇴직한 남편과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아내를 만나면서 가족애가 물씬 느껴졌다.

이들에게 현재 관심 있는 업종을 진단해 주고 사업 타당성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이들이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까 궁금했고 기왕이면 멋진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를 마음으로 빌었다.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은 어떤가. 설레는 마음으로 창업 출발선에 서있는가. 매출이 오르지 않아 고민인가. 혹은 승승장구가 계속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에서 모리 교수는 죽음 앞에서 인생을 관조하는 말과 행동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누구나 죽는다는 말을 했지만 불치병으로 온몸이 마비돼 갈 때 어떤 날 아침에는 실컷 슬퍼하고 울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러고 나면 다시 즐거운 기분을 가지려고 애썼다고 제자에게 말한다.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내고 작은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공을 이뤄 나가려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멋진 스토리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보라. 아니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어떤 주인공이 되고 싶은가.

기왕이면 시련에 꿋꿋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해 내고, 때로는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고 올바른 것을 지켜나가는 그런 주인공이 되고 싶을 것이다. 권리금 몇 푼에 두려워하다 결국 낭패를 보는 이야기는 재미가 덜하다.

성공 창업자가 되려면 박진감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라.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개발해내는…. 재미없는 스토리의 주인공은 되지 말자. 매일 하루 앞서 박진감 있는 스토리를 미리 일기로 작성하고 그대로 실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