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강승훈기자]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항공우주분야의 첨단 클러스터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좌초 직전이다.

24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시와 우크라이나 유즈노예(Yuzhnoye), 홍콩 엘아이엘 아시아(LIL Asia)는 송도지구에 항공우주와 관련된 복합산업단지를 구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입될 총 사업비는 5천억원 규모. 모두 해외에서 들여오는 형태다. 유즈노예는 선진 기술을 이전하고, 엘아이엘은 외자 유치를 각각 맡았다. 시는 토지공급과 행정 절차에 협조하는 역할이다.

1단계로 송도 4공구 2만6천446㎡ 부지에 '우주 태양광 에너지 연구소'를 설립, 유즈노예 소속 과학자 50~200명을 상주시킬 예정이었다. 2단계는 송도 11공구로 범위를 확대시켜 관련 기업과 연구소, 체험시설을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양해각서 유효 기한이 오는 6월 30일자로 끝나지만 아직 제자리다. 아직까지 합작외투법인 구성과 해외 자본의 직접투자(FDI) 등 전혀 구체화된 것이 없다.

경제청은 엘아이엘사에 수차례 공문을 전달, 향후 입장을 요구했지만 회신은 돌아오지 않았다. 막대한 재원 조달의 어려움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경제청측 설명이다.

경제청은 엘아이엘의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이달 말 협약 관계를 종결하는 한편, 국내에서 새로운 협력업체를 찾기로 했다. 유즈노예는 잠재적 기술 투자사로 업무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번 프로젝트에는 H연구소, L사 등 국책연구기관과 관련 기업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파트너사가 일부 변경될 뿐 '전면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은 세계 점유율이 지극히 적다"며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동시에 파생상품 등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유즈노예사는 1945년 구 소련 시절에 설립, 우주선과 관련돼 설계부터 부품 제작, 조립까지 전 공정을 처리하는 선진 기술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