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수원시 망포동의 논에서 농부 김모씨가 유입된 기름으로 인해 메말라가는 벼를 바라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문성호기자]수원시 망포동 농수로에 기름이 유입돼 논 수천여㎡가 오염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지만 관할구청과 농어촌공사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피해농민이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논 2천500㎡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2)씨는 지난 13일 오후 비가 내리자 논에 물대기를 해 놓고 다음날 아침 논을 찾았다가 기름으로 범벅이 된 광경을 보고 놀랐다.

김씨는 바로 영통구와 한국농어촌공사에 신고를 했지만 '농수로는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우수로나 하수로 등 구에서 관할하는 쪽에서 농수로로 흘러 들어온 것 같다'는 구와 농어촌공사의 책임회피성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오염원인 조사 및 피해보상 요청에 대해서도 두 기관은 지금껏 '원인규명이 어렵고 피해보상도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어 김씨는 말라 타들어가는 논을 하염없이 쳐다만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사는 "13일에 비가 예고돼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반정양수장 작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기름이 섞인 농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았다"며 "올 초 폐쇄된 원천저수지~망포동간 지하 농수로에 오염원이 유입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영통구 관계자는 "하수관로의 찌꺼기, 도로 기름때, 공사장 등의 기름이 섞인 폐수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농수로쪽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만 될 뿐"이라며 "보상근거가 없어 피해보상을 해 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