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축구협회(FFA)가 월드컵 유치를 위해 로비스트들에게 거액을 지급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잽행위원들에게 보석 등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FFA는 오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유럽에서 활동중인 로비스트 2명에게 모두 1천137만호주달러(113억원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라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FFA의 내부 기밀문서를 인용해 30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FFA는 로비스트 피터 하지테이에게 135만호주달러(13억5천만원상당)를 이미 제공했으며 월드컵 유치에 성공할 경우 추가로 254만호주달러(25억4천만원상당)를 주기로 했다.

   또다른 로비스트 페도르 래드만과 그가 소속된 컨설팅업체에는 성공보수를 포함해 700만호주달러(70억원상당)가량을 제공했거나 주기로 돼 있다.

   이들 및 소속 컨설팅업체에 대한 자문료 및 성공보수는 이를 포함해 모두 1천137만호주달러에 달한다.

   프랭크 로위 FFA 회장은 이와는 별도로 2008년 호주가 2018년 월드컵 유치를 공식발표하기 전 상당수의 FIFA 집행위원 부부를 시드니로 초청, 자신의 집에서 만찬을 베풀면서 모두 5만호주달러(5천만원상당)에 달하는 진주 목걸이 등 보석류를 제공했다.

   이 자리에서 로위 회장은 호주가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신청을 할 예정이니 지원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최근 2018년 대회 유치신청은 철회하되 대신 2022년 대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FFA는 또 FIFA 부회장 잭 워너와 관련이 있는 중미 트리니다드토바고 축구팀이 지난해 키프로스를 방문할 당시 여행경비를 모두 제공했다.

   최근에는 FIFA 집행위원 라파엘 살게로의 생일을 맞아 살게로 부부의 호주 방문시 여행경비 일체를 지급했다.

   FFA는 이를 포함해 국민 세금이 포함된 월드컵 유치 관련 예산 4천560억호주달러(456억원상당)의 사용처를 연방정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FA는 정부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는 월드컵 유치 관련 예산안 만을 적어 넣은 반면 또다른 정부 미제출 회계보고서에는 예산의 상세한 지출 내역 등을 기록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FFA 최고경영자(CEO) 벤 버클리는 "FFA는 월드컵 유치에 관한 한 예산집행 내역을 정부에 빠짐없이 보고했다"고 말했으나 로비스트 수수료 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버클리는 "FIFA가 상징적인 선물을 주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FIFA 집행위원들에게 선물을 지급하는 것은 정부나 기업, 단체 등에서는 일반화된 관행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연방정부 건강.고령화부 대변인은 "FFA로부터 정기적으로 회계보고서를 전달받아 검토하고 있다"면서 "로비스트 하지테이와 래드만의 전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FFA에 대해 회계감사를 실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로비스트 하지테이는 1990년대 마약 밀매 혐의로 2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고 헝가리에서는 주식거래 관련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미국 법원 자료에서 드러났다.

   하지테이는 FFA 회장 로위와 호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FIFA 주요 관계자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