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종종 갈등과 비극을 부른다. 잔인한 복수와 전쟁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7일 개봉하는 영화 '트와일라잇'의 세 번째 이야기 '이클립스'(감독 데이비드 슬레이드)에서는 1편 '트와일라잇'과 2편 '뉴문'에서 드러난 이런 사랑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불멸의 사랑을 위해 인간의 운명까지 던져 버리기로 한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고교 졸업과 함께 뱀파이어 남자친구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결혼하기로 하지만 존재론적 고뇌에 흔들린다.

   기로에 선 벨라를 가로막으며 자신을 택해 달라고 호소하는 늑대인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과 에드워드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진다.

▲ (연합뉴스)

   벨라 때문에 처참하게 애인을 잃은 빅토리아는 강력하고 무자비한 뱀파이어 군대를 만들어 복수의 칼을 갈고, 숙적인 에드워드의 컬렌가와 제이콥의 퀼렛족은 벨라를 지키기 위해 연합군을 결성한다.

   등장인물은 전편과 거의 같지만 간간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벨라는 뱀파이어가 되기 직전 늑대인간이긴 하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제이콥에 끌린다. 에드워드는 이런 벨라를 이해하면서도 질투심에 괴로워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퀼렛족 최초의 여성 늑대인간 리아, 그의 남동생 세스가 처음 등장해 시리즈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각인' 현상을 예고한다. '각인'이란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져 있는 운명적인 상대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브레이킹 던'은 내년에 2부로 나뉘어 제작된다.

   신생 뱀파이어 군대와의 격렬한 전투 장면에서는 2편에서 첫선을 보인 늑대가 더욱 정교해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늑대뿐 아니라 전투가 벌어지는 골짜기와 들판, 눈 내리는 산 정상 등 곳곳에서 CG와 특수촬영 기법을 사용해 판타지 분위기와 함께 생동감도 살려냈다.

   전편들보다 더 강하고 어두우며 자극적인 곡으로 가득찼지만 대격돌을 앞둔 컬렌가-퀼렛족 연합군의 훈련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히려 경쾌하다.

▲ (연합뉴스)

   '짐승남' 제이콥은 전편에 이어 수시로 웃통을 벗고 맨몸을 드러내 여성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이콥과 에드워드가 벨라를 놓고 충돌하는 과정에선 웃음이 터질 만한 대목도 여러 번 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다 죽음의 문턱에서 뱀파이어가 된 로잘리(니키 리드)가 벨라에게 던지는 대사가 일품이다.

   "넌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난 어쩔 수 없었지. 근사한 집에서 퇴근하는 남편의 키스를 받는 게 내 꿈이었어. 가장 그리운 건 미래에 대한 희망, 가능성이야. 뱀파이어가 되면 가장 간절한 게 뭔지 알아? 피야!"
상영시간 124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