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화기자]올해로 6·25가 발발한지 60년이 된다.
2000년대 들어 햇볕 정책으로 인해 남북간 긴장 관계가 다소 해소되는 듯했지만 최근 천안함 사태 발생으로 남북관계는 다시 긴장 국면을 맞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남과 북의 분단 현실이 뼈아픈 이때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최근 경기도가 개발한 DMZ 트레킹 코스를 다녀왔다.
■ DMZ 트레킹을 생각하다
DMZ 트레킹을 알게 된 건 지난해 청소년들과 함께 1주일간 인천을 걸으면서다. 며칠째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1주일로 계획되어 있던 인천바로알기종주단과 함께 강화도를 거닐때 DMZ 철책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강화의 해안가는 현재도 군에서 해안 경계 근무를 위한 철책을 만들어 바닷가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지금은 수도권 시민들의 주말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광성보, 덕진진 등 해안가의 문화재를 관람하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다. 또 강화 북쪽 해안은 북한과의 접경을 이루고 있어 현재도 군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접근을 못한다. 같은 민족인데도 철책으로 인해 다가갈 수 없는 곳, 북쪽의 우리땅. DMZ는 전쟁의 상흔이기도 하지만 서로 바라만 봐야 하는 한민족의 아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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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로 떠나 버린 마음
최근 경기도가 경기북부 DMZ 인근에 총 182㎞의 도보여행길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도기행을 연재하며 철원을 방문했을때 바라본 DMZ를 생각하며 어떤 형태의 트레킹 코스가 개발됐는지 궁금했다.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를 통해 받은 자료에는 DMZ 트레킹 코스는 김포, 고양, 파주, 연천을 잇는 12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군철책, 산성, 철새도래지, 옛 나루터, 도심공원, 평야지대, 역사유적, 임진강 등 경기북부의 다양한 자연경관과 역사유적, 분단의 현장을 느껴 볼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또 경기도는 군당국과 협의해 민통선 이북 지역까지 노선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런 설명을 듣다 보니 DMZ 트레킹은 계절적인 영향을 받는 다른 트레킹 코스와 달리 4계절마다 차별화 된 풍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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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 임진강을 걸으며 느끼다
여러가지 길 중 파주시 셋째길인 반구정~화석정까지 걷는 길을 선택했다. 3시간20여분 동안 11.2㎞를 걷는 이 코스는 반구정에서 화석정까지 농촌의 들판과 야산을 걸으며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필자에게는 수원에서 출발해 반구정까지 가는 길이 걷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이른 아침을 먹고 오전 11시경 경의선 문산역에 도착해 반구정으로 가는 마을버스 053번을 탔다. 셋째길 출발지점으로 선택한 반구정은 서기 1449년(세종 31) 황희(黃喜)가 87세의 나이로 18년간 재임하던 영의정을 사임하고 관직에서 물러난 후 자연을 즐기며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한적한 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임진각에 도착했다. 임진각 남쪽 반공전시관과 임진각지역전적비, 미군참전기념비 등이 있는 통일공원을 보며 DMZ에 온 것을 다시 한번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또 인근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 있는데 공원 안에는 바람개비를 이용해 만든 설치미술작품인 '바람의 언덕'을 비롯해 거대한 사람 형상의 '통일 부르기'라는 작품 등 분단의 현실을 표현한 각종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한동안 걸으며 느꼈던 피로가 어느덧 풀리는 듯 해 다시 길로 들어섰다.
이후 걷는 길은 강을 멀리하고 야외의 한적한 길을 걷는 코스다. 이 길은 쉼터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차가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 쉬며 걷는다면 사색의 길로 즐길 수 있다. 주변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한참을 걸었을때 장산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 같은 건물은 없지만 넓은 평지로 인해 막힘없이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다. 장산전망대에서 1시간여를 거닐면 목적지인 화석정에 도달하게 된다.
※자료제공 : 경기도, 경기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