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에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풍운아' 최향남(39)이 방향을 바꿔 일본프로야구 입단을 타진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와 '스포츠호치'는 6일 인터넷판에서 최향남이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는다고 전했다.

   줄곧 미국행을 고집했던 최향남이 일본 구단의 정식 테스트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향남은 이날부터 11일까지 고베에 있는 오릭스 연습장에서 기량을 검증받고 8일에는 1군 훈련에 참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눈도장을 기다린다.

   무라야마 오릭스 운영부장은 "정말로 팀에 보탬이 될 전력일지 제대로 판별하고 싶다"며 계약에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키 186㎝, 86㎏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갖춘 최향남은 국내에서 통산 51승65패, 15세이브를 남겼고 마이너리그에서는 18승9패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 앨버커크에서 뛰었던 최향남은 최근 방출을 통보받았다.

   중간계투로 나와 작년에는 9승2패, 평균자책점 2.34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음에도 나이가 많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올해는 12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84로 부진했던 탓에 퇴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2006년 클리블랜드 산하 버펄로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37을 남기는 등 세 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가며 메이저리그 승격을 기다렸지만, 기회는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큰물'을 향한 최향남의 도전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1990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해 LG(1997~2002년)에서 활약했던 최향남은 2003년 11월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입단 테스트를 받고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도전했다.

   2004년 2월에는 대만 프로야구 라뉴 베어스의 문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방황을 접고 그해 친정 프로야구 KIA에 입단, 2년을 뛰다 2005년 말 홀연히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고 2007년과 2008년에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 마운드에 섰다.

   속전속결 투구로 '항운장'이라는 애칭을 얻은 최향남은 허약한 롯데 허리진에 힘을 불어넣고 200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최향남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2009년 다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 포스팅시스템(101달러)을 통해 세인트루이스 마이너리그에 입단했다.

   하지만 곧바로 방출당했고 우여곡절 끝에 앨버커크에 둥지를 틀었다.

   최향남이 일본 진출에 실패, 국내에 돌아온다면 보유권이 있는 롯데와 입단 협상을 해야 한다.

   LG, KIA와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는 롯데는 불펜 보완이 절실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최향남이 필요한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