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태 (지역사회부 차장)
[경인일보=]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금 전남 및 영남 일부 지방에서는 이 무더위로 인한 폭염주의보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매우 심한 더위'란 뜻의 한자어 폭염(暴炎)은 폭서(暴暑)와 같은 말로 우리 말로는 '된더위', '불볕더위'로 순화된다.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이 무더위를 어떻게 무사히 견딜 수 있을까란 걱정부터 앞선다.

폭염은 태풍, 토네이도와 함께 인간의 안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자연재해 중 하나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생명기상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마이애미대학 칼크스타인 교수가 지난 2008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 강연회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칼크스타인 교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폭염이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폭염의 영향은 시간이나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열대지방이나 중위도에 있는 도시가 더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최근 폭염이 이미 여름철 주요 사망과 사고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동부 일원은 37.8℃가 넘는 불볕더위에 시달리면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고 필라델피아에서는 92세 노인이 사망하고 디트로이트에서는 주차장에 누워있던 한 여성이 사망하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곳곳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0℃를 넘나들면서 엔진 과열로 인한 차량 화재 및 폭발 사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더군다나 베이징 시내의 지열은 지난 6일 한때 최고 68℃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광주와 전라남도, 대구와 경상남북도 일부 지역에는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경남 합천 등의 낮 최고기온이 34℃까지 오르고 대구 등도 33℃를 기록하기도 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기온도 기온이지만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도 따라서 높아진다. 불쾌지수가 75~80이면 50%정도가, 80~100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이렇다보니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기도 한다. 더욱이 콘크리트 빌딩과 도로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생활하는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불쾌지수는 그만큼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불쾌지수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시원한 은행, 백화점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쾌적하고 좋은 환경을 찾는 것이다. 명상 등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거나 남을 배려하는 여유를 갖도록 하고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강하게 키워 불쾌지수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때마침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어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는 한동안 꺾일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