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호·김명래기자]영국 대영박물관장을 10년동안 지낸 로버트 G.W 앤더슨(사진) 캠브리지대 부총장이 강화군을 우리나라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최적지로 꼽았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약 6천500억원을 지원해 지으려는 국내 최초의 자연사박물관이다.

앤더슨 전 대영박물관장은 지난 8~9일 송영길 인천시장, 안덕수 강화군수를 잇따라 면담하고 강화도 고인돌공원, 전등사 등을 둘러본 뒤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강화도에 와서 보니 어느 한 시대의 역사뿐 아니라, 고대에서부터 근대까지 전 시대의 역사·문화 유적을 볼 수 있는 굉장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화에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지으면 국제적으로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앤더슨 전 관장은 대영박물관에 한국관을 처음으로 설치했고, 그의 부인도 미국에 있는 박물관에서 한국 파트를 전담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다. 대영박물관장 시절(1992~2002년)에 영국 대표로 북한에 두 차례 다녀온 경험이 있는 그는 강화의 장점으로 '북한과의 연계성'을 들기도 했다.

지난 9일 강화군에서 열린 '제1회 자연사박물관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앤더슨 전 관장은 "강화에 오기 전에는 솔직히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에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직접 와 보니 왜 강화가 최적지라고 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인류가 등장하기 이전부터의 생태, 지질, 동식물 표본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전시하는 시설이다. 정부는 지난 1995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중단했지만, 작년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추진 자문회의'를 열어 사업 시기와 내용 등을 조율하고 있다. 강화군을 비롯해 경기도 화성시, 전북 남원시, 서울시 노원구, 용산구, 강원도 영월군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