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류의 주류는 프리터(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또는 취업을 희망하는 무직자)와 니트(학교에도 가지 않고 구직하지 않는 무직 젊은이)이다. 2008년 일본 정부의 통계에서 이러한 젊은이가 170만명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니 하류라는 용어가 회자될 만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국내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얼마 전 4학년생에게 취업을 추천하였더니 집에서 너무 멀어서 갈 수 없다고 하면서, 생활이 어려워 집 근처 호프집에서 당분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나를 당황하게 만든 일이 있어, 우리 젊은이에게도 하류화 바람이 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잠시 해 본 적이 있다.
우리 주변에 대학 졸업 후 집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이가 꽤 많다. 주위에서 취업을 부탁하는 연락을 부모님에게 자주 받는다. 정작 취업을 알선하면 젊은이들은 취업에 대한 의욕이 없으며, 월급이 적거나, 주말이 보장이 안 되거나, 힘이 들거나 등의 이유로 기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월급 많고, 쉴 거 다 쉬고, 편안한 직장이 있으면 대학을 그만두고 당장 내가 취업하겠다고 부모님에게 이야기하고 마무리하지만, 부모님에게도 섭섭한 경우가 많다. 자식이 모르면 부모가 나서서 설득하여 진정한 삶의 현장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다시 과잉보호로 돌아가 버리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문제는 요즘 젊은이나 부모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전 국민의 대학생화를 만들어 버린 교육제도, 대기업의 해외 생산시설 이전 등으로 신규 고용이 줄어드는 변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등 수많은 문제점이 산재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의 의식구조이다. 대학에 입학하면 집에서 독립하여 스스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서구의 젊은이에 비해 우리 젊은이는 너무 나약하다. 일본의 하류 사회의 젊은이가 되지 않으려면 남의 탓을 하지 말고 현실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부모의 과보호에서 뛰쳐나와 자기 스스로 행동하고, 행동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세상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어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룬 후에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부모님도 자식이 귀할수록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상과 소통하여 커갈 수 있도록 과잉보호를 자제해야 한다. 우리 자식들을 프리터나 니트로 만들 수는 없다.
정부나 지자체도 말로만 몇백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실행 정책이 필요하다. 대학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 고졸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많아지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고학력 청년실업을 양산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대학도 더욱 적극적인 산·학 연계에 의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일본의 하류사회와 같이 되지 않기 위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각 분야에서 고학력 청년실업이 일본의 하류사회로 진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는 정부에서도 여러 부처가 대응해야 한다. 지방정부에서도 중앙정부에서 대책이 나오면 연계한 정책이 수립되고, 예산이 배정되어 실행되어야 한다. 실행 결과를 검토하여 미비한 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대학 및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고학력 청년실업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대학 졸업생과 관련 부모님들도 취업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의 하류사회가 한국 내에 상륙하지 못하도록 전 국민이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