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규원·추성남기자]수도권 최대 노른자위로 불리며 청약 대박을 누렸던 판교 신도시. 공사 착공 5년이 지난 13일 현재 오후 2시께, 서판교는 전원주택 단지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제법 신도시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흔한 편의점 하나조차 입점하지 않아 입주민들은 휴지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거나 버스를 타고 '원정 쇼핑'을 다니고 있다.

입주민 정모(36·여)씨는 "당장 필요한 생필품 구입을 위해 한밤중에도 차로 20~30분씩 운전해 인근 분당 서현역까지 나갈 수 밖에 없다"며 "명품신도시 명성은 고사하고 하루빨리 생필품이나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짜증을 냈다.

서판교 지역은 현재 산운마을 7·13단지,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산운마을 1·2·3단지 그리고 재개발·재건축 이주민을 위한 국민임대 3개단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단지의 입주가 끝난 상태다.

그러나 경남아너스빌, 봇들마을 9단지, 판교원마을 12단지 등 단지내 상가 2층은 아예 텅 비어 있는데다 그나마 1층에는 3~4개의 부동산중개업소만 들어서있는 등 대다수 상가의 상황이 같은 처지다.

이 때문에 분당접경지역에 위치한 한 유통상가 마트는 동판교와 서판교의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매매가와 임대료, 보증금이 입점 당시보다 2~3배 이상 뛰었다.

상가정보업체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판교 지역의 상가 대부분은 분양 초기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입점했기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가 많고 분양가가 높다"며 "그러나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는데도 상가 분양 및 임대료가 내려가지 않아 신규 점포 개설자들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다양한 업종이 입점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