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생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회원과 학부모 등 20여 명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A 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학교 6학년 담임교사 오모(52) 씨가 1학기 동안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오씨가 한 학생한테 "네가 거짓말을 했잖아 xx야. 나쁜 x아"라는 욕설을 하면서 뺨을 때리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발로 찼으며, 해당 학생이 일어나자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다시 밀치고 양팔을 잡아 흔드는 장면이 들어 있다.

   학부모들은 "오씨가 단지 자신의 화풀이를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일상적인 폭력을 일삼았다. 오씨는 즉각 교단에서 물러나고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혈우병을 앓고 있어 사소한 멍이나 출혈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씨가 아들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심하게 때렸다"며 울먹였다. 

   다른 학부모는 "일기를 써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체육기구 보관실에 가두고 4시간여 동안 내버려뒀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11일 오씨 반 학생이 구타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본 뒤 경악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씨의 폭행이 지난 학기에 계속돼 학교에 찾아가 오씨와 교장에게 항의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지난 13일에야 해당 학급 학부모들에게 '학급 운영에 대해 긴급히 협의할 사안이 발생했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14일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피해학생의 부모들은 "교장이 '자꾸 문제제기를 하면 아이들에게 꼬리표가 남아 불이익을 받을 텐데 괜찮겠냐'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교장이 오씨를 불러서 여러 차례 경고했다. 오늘부터 오씨에게 담임을 맡기지 않고 교장이 대체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학교에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는 그 결과를 지켜볼 생각이다. 현재로서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날 아버지가 아프다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학교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동작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익명의 학부모로부터 체벌에 대한 전화 제보를 받고 그날 오후 늦게 학교에서 보고를 받아 아직 자세한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의 분쟁위원회 결과를 보고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이날 학교 측이 마련한 분쟁조정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다음 주 서울시교육청에 진정서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