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16일 저녁부터 17일새벽 사이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 주택 침수, 교통사고 등 각종 호우 피해가 속출했다.
16일부터 내린 비로 17일 오후 6시 현재 충남 태안에 318㎜의 물폭탄이 쏟아진 것을 비롯해 여수 288.5㎜, 서산 225.5㎜, 고령 170㎜, 인천 161.5㎜, 서울 133.5㎜, 대구 112㎜의 강수량을 각각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기상특보를 모두 해제했으나일부 지역에서는 앞으로도 5∼40mm 안팎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산사태, 교량 붕괴 = 17일 오전 3시 7분께 전남 목포시 연산동 백련마을 김모(53.여)씨의 단독주택 뒤에서 토사 20여t이 밀려와 김씨 등 2명이 긴급 대피했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응급조치에 나서는 한편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에 나섰다.
이어 오전 4시 10분께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리에서 야산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목재창고가 매몰됐고 오전 5시께 경북 고령군 운수면 화암리에서는 산사태가 발생, 토사 30여t이 식당 일부를 덮쳤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16일 오후 11시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오미리 국도 3호선 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 500t의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가 부분 통제됐다.
진주시와 국도유지관리사무소 등은 10여대의 장비를 동원해 밤샘 복구작업을 벌였으나 왕복 4차로 중 산청에서 진주로 가는 2개 차로는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통제되고 있다.
또 17일 오전 4시 40분께는 경북 고령군 운수면 운산1리 마을입구에서 철거를 앞둔 폭 4m, 길이 20m가량의 교량이 호우로 붕괴하는 피해도 발생했지만 최근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교량이어서 인근 마을 고립 등 추가 피해는 없었다.
◇침수피해 속출 = 17일 오전 4시 35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 주변 주택 45채와 주차되어 있던 차량 80여대가 침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주민 9명을 구조,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습 침수지역인 노곡동에는 호우에 대비, 배수 펌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침수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대구 북구청은 이 일대에 양수기 11대를 투입해 배수 작업을 벌이는 한편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오전 3시 30분께 고령군 다산면 쌍림리의 농경지 30여ha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고령군에서만 농경지 250여ha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성주군에서는참외 재배용 비닐하우스 20개 동이 침수됐다.
인천에서는 주택 11곳과 도로 2곳, 상가 2곳, 아파트 1곳, 병원 1곳, 공장 1곳 등 18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날 오후 8시께 충남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김모씨 주택이 갑자기 내린 폭우로 하수구가 역류해 침수됐고, 비슷한 시각 태안읍 동문리 이모씨의 건자재 판매점에도 인근 아파트 건설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유입됐다.
◇빗길 교통사고 = 17일 오전 4시 10분께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고가도로를 달리던 매그너스 승용차(운전자 오모.25)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5m 아래 화단으로 추락, 오씨가 숨지고 함께 타고 있던 장모(26)씨가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오전 5시 35분께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151km 지점에서 세라토 승용차가 우측 가드레일 등을 들이받아 운전자 이모(35)씨가 사망했다.
앞서 16일 오후 11시 20분께는 경기도 파주시 아동동 통일로에서 승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로수를 들이받아 운전자 최모(42)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기타= 이날 오전 11시 34분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학익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60대 남자가 하천에 빠져 익사했다.
이 남자는 하천 급류에 휩쓸려 1.5㎞가량 떠내려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어 오후 3시 3분께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왕방산에서 등산객 15명이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2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수자원공사는 경남지역에 내린 비로 하천 유지수량이 증가하자 하천 수위가 안정될 때까지 낙동강 함안ㆍ합천보의 공사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