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방부 (가천의과학대 부총장·석좌교수)
[경인일보=]'나의 조국'이라는 체코의 민족주의 음악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교향시는 민족주의 색채가 짙게 나타나서 체코 사람들은 이 곡을 고국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곡은 스메타나가 1874년에서 1879년 사이에 작곡한 여섯 개의 교향시의 모음이다. 이 중 '몰타우'정도는 클래식 음악 문외한도 대개는 알고 있다. 중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소개되고 TV광고에도 여러 번 나왔다. 이 곡을 작곡한 Bedrich Smetana는 62세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를 '드보르작'의 은사로서 체코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특히 그는 '체코'가 오스트리아의 속국일 때 과감하게 투쟁했고 프라하 혁명에도 참여하는 등 체코의 독립에 음악가답지 않게 투쟁의 연속자였다.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절, 오직 조국근대화에 전념했던 사람은 생각에 따라 또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박정희 대통령일 것이다.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고 대부분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절을 경험한 세대들은 공감하리라 믿는다. 박정희 대통령은 월남파병에는 '맹호 부대'를, 경제개발을 할 때는 '잘살아보세'라는 노래를 작사 작곡, 새마을 운동을 할 때는 '새마을 노래'를 작사 작곡하여 보급하였다. 그런데 우리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박정희 작사 작곡의 노래가 있으니 바로 '나의조국'이라는 노래다. 필자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한 '군가'조의 이 노래를 최근에 들어 볼 기회가 있었다. 친구들과 담소하던 중 지난 7월 22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스메타나 작곡 '나의 조국' 전곡 연주회가 화제가 되었고 그 감상을 얘기하는 중 우연히 '조국'이라는 어찌 보면 캐캐묵은 단어가 클로즈업 되었다. 또한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세대들로 그야말로 조국 근대화의 주역들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건설현장에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조국지킴이로서, 언론인으로서, 예술인으로서, 교수로서, 또 필자 같은 의사로서…. 이 대화 중 한 친구가 '자네들 박정희 대통령이 작사 작곡한 '나의 조국'을 아느냐?'는 질문을 했다. 반은 들어 본 것 같기도 하다, 반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럼 같이 한번 들어보자 해서 '군가'조의 박정희 작사 작곡의 '나의 조국'을 감상하였다. 총 3절로 되어 있는데 이 중 2절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영롱한 아침 해가 동해에 떠오르면 우람할 손 금수강산 여기는 나의조국 조상들의 피땀 어린 빛나는 문화유산 우리 모두 정성 다해 길이길이 보전하세…'

대화에 같이 참석한 소위 조국 근대화에 인생을 걸고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친구들은 결국 현재의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모양에 대해 비분강개로 거의 일관하였다. 계속 순서도 없이 뿜어 대는 친구들의 답답함의 호소…. 어떤 친구는 지난 3월23일 천안함 폭파사건에 대하여 울분을 터트린다. '소위 미국에 있다는 학자 놈(?)이 천안함 폭파사건이 북괴의 수작이 아니라고 각종 그 알량한 지식을 가지고 일본에서 기자회견까지 하며 반박하는 세상임'을 개탄한다. 사실 '학문에는 국경이 없지만 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그들의 조국은 어디란 말인가? 또한 일부 진보친북좌파 단체 및 학자들, 야당내의 몇몇 정치인들. 그들이 천안함 폭파사건에 나타낸 짓거리를 볼 때 그들의 조국은 어디인가? 지금도 북한에 입북하여 우리나라 정권, 천안함 폭파사건, 통일에 대하여 함부로 지껄이는 수염 기른 목사는 조국이 어디인가?

수년 전에 독일에 사는 교포가 '경계인'이라는 묘한 표현을 쓴 적이 있다. 분단된 조국의 남한도 북한도 아닌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참 기막힌 표현이다. 그러나 그가 모르고 있는 사실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본주의를 만끽하는 대한민국이니 그런 말을 지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후문으로 그가 친북, 종북, 재독 교포라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누가 뭐래도 우리의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예전 광고문구에 '지구를 떠나라'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 조국이 아니라는 인간들! 대한민국을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