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의종·이호승기자]7·28 재·보궐선거에 대한 국민의 선택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심판보다는 안정된 국정운영이었다.
28일 재·보선이 치러진 인천 계양을 선거구 등 전국 8개 선거구 중 한나라당은 5곳, 민주당은 3곳에서 이겼다.
당초 야당이 유리한 지역이 많은데다 지방선거의 여세를 몰아 야당 승리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여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재오·윤진식 후보가 서울은평을과 충북 충주에서 모두 압도적 표차로 이기면서 내용과 결과 모두 여당의 승리로 해석됐다. 송영길 인천시장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도 18대 총선에서 낙선, 지역에서 절치부심한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에게 당선의 영광이 돌아갔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의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후반기의 안정과 야권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승리에 안주한 것에 대한 평가로 해석됐다. 더욱이 야권은 단일화 후보로 이재오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음에도 패배해 '후보 단일화' 효과는 커녕, '선거용 이벤트' '정치공학적 단일화'라는 역풍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정국은 또다시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인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여권은 6·2 지방선거의 패배에서 벗어나 정국 주도권을 다시 확보, 지방선거 패인분석을 계기로 서민·소통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검토되고 있는 DTI 규제완화 등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탄력을 받으면서 4대강 사업, 권력구조 개편, 개헌 등 굵직한 이슈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의 상황은 조금 복잡해질 수 있다. 이 후보의 국회 입성으로 한나라당에는 '안상수 -이재오'라는 양대산맥이 형성돼 반사이익을 노리는 세력, 즉 이 후보에 대한 친박계의 견제가 시작될 경우 '계파 화합'이 어긋나 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로우키(Low-key)'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친박계의 견제 분위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은 6·2지방선거 승리로 넓어진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됐고, 8월 개최될 당 대표 경선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이후 정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주류인 정동영·손학규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등 당내 쇄신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