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중국 스다오(石島)를 연결하는 신규 카페리 항로가 개설되면서 스다오가 위치한 중국 산둥성(山東省) 롱청(榮成)시 일대가 한중 교역의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산둥성은 항로거리가 불과 200마일 내외에 불과한 데다 신흥개발지역으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어 잇단 항로개설은 곧 교역 증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롱청을 연결하는 해상항로=인천항과 평택항에서 롱청 인근을 연결하는 항로는 지난 26일 개설된 스다오 항로를 비롯 롱옌(龍眼),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煙臺) 항로 등 모두 4~5개 정도. 이 중 웨이하이 항로는 지난 90년 개설, 연간 여객 14만9천660명과 화물 4만9천68TEU를 처리해 한중항로중 가장 활성화된 항로중의 하나다. 현재 위동항운 소속 2만6천t급 골든 브릿지 2호가 취항중에 있다.

여객들의 대다수가 보따리상들로 무분별한 휴대품 반입으로 통관 질서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으나 컨테이너 항로가 개설이 안된 상태에서 대중국 수도권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하는 등 여객 못지 않게 화물 비중이 높다. 다른 카페리 항로들도 1만8천t급 내외의 여객선이 주 3항차 운항하면서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카페리 항로 개설에 따른 선사간 과당 경쟁이 우려되는 것도 엄연한 현실. 실제 항로가 개설된 스다오와 롱옌, 웨이하이 등은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의 지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개설된 스다오 항로=이 항로는 다른 항로처럼 한중합작선사인 화동유한공사로 한국측 지분 50%를 국제항운을 비롯 우림해운, 두운해운이 나눠 갖고 있다. 선사측은 길이 132m, 폭 23m규모의 1만2천659t급 여객선 화동명주호를 운항중에 있다. 이 배는 588명의 여객과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40개를 선적할 수 있다. 선사측은 화동명주호를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6시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 다음날 오전 8시 스다오항에 도착하고 스다오항에선 매주 화·목·토요일 오후 6시 출발, 다음날 오전 8시 인천에 접안하도록 일정을 잡아 놓고 있는 상태. 선사측은 해상왕 장보고가 개발한 이 항로가 후세들에 의해 1천200여년만에 재개설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해상왕 장보고 유적지 등 롱청 인근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다. 장보고가 세운 법화원은 스다오 적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나 845년 당의 '회창법란'때 소실됐다가 장보고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90년 5월, 롱청시 정부와 일본 기업인들에 의해 복원돼 한국인을 맞고 있다. 장보고 대사 그림이 걸려있는 관음전 앞에서 관광객들은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장보고는 신라 말기의 인물로 청해진 대사로 임명돼 한중간 뿐만 아니라 가까이는 일본, 멀게는 아라비아까지 그 세력권을 둔 한민족의 위대한 항해가 이자 무역상, 군인으로서 한민족의 얼을 만방에 떨친 인물이다.

◇롱청시 주변 환경=스다오는 삼면은 바다, 한 면은 괴석이 있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동방의 하와이'로 불릴 정도로 풍광이 수려하다. 특히 왕새우, 삼치, 까치복, 광어 등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국내·외에 이름난 '석도홍' 대리석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이 항로가 활어 등 수산물 수입 루트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둥성 정부가 이 일대를 스다오만 관광지역(관광휴가구)으로 지정, 개발중이며 관광지 일부는 공업단지로 조성, 현재 한국 등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롱청시는 인천과 스다오 현지에서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롱청시측은 한국기업이 투자할 경우 저렴한 토지 분양가에다 세금 감면이나 면제 등 각종 직·간접적인 혜택을 부여한다고 소개했다. 탕광윈(湯光運) 롱청 시장은 “스다오 인근에는 한국을 연결하는 다양한 해상 항로와 함께 공항과 철도 등 기반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 서비스와 원활한 입출국 지원 체제가 완벽한 만큼 중국과 함께 발전할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 롱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