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인천 연수구 청학동 외국인 묘지가 내년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된다. 시는 현재 인천가족공원에 있는 중국인, 일본인 묘지와 함께 외국인 묘지를 특화해 참배객을 맞이하고, 시민들이 공원처럼 드나들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 있다. 2일 시는 '외국인 묘지 정비·보존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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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학동 외국인 묘지는 동보아파트 뒤편 산자락(1만2천400㎡)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등 12개 나라에서 인천에 온 외교관, 세관, 선교사, 의사, 군인, 통역관 등의 묘비 66기가 있다. 본래 북성동에 있던 묘지는 1965년 이곳으로 옮겨왔다. 외국 대사관과 관련 기관의 참배가 이어지고 있지만, 묘지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주민들 중에는 묘지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시는 청학동 묘지를 부평가족공원에 옮겨 '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지', '부산 유엔기념공원', '부산영락공원' 등과 같이 역사·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청학동 외국인 묘지와 함께 중국인 묘지(2천866기), 일본인 묘지(51기)를 각 나라 고유 양식에 맞게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일본인 묘지 옆에 청학동 외국인 묘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족공원에 산재해 있는 중국인 묘지도 일본인 묘지 옆으로 이장하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학동 외국인 묘지의 경우 매년 이탈리아 대사관 직원들이 찾아와 참배하고 있다. 일본인 묘지는 유족 대표까지 있어 서울의 한 기관에 묘지 관리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며 "묘역을 잘 관리하면 '외교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