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신창윤기자]'여자 축구 자생력을 키우자'.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태극낭자들이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이제는 여자 축구를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시선도 한결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U-20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그동안 '여자 축구는 느리고 골도 안난다'는 편견이 있던 팬들에게 폭풍처럼 몰아치는 여자 축구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일부 팬들은 '남자 축구보다 골 결정력이 낫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또 지소연(19·한양여대·사진)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탄생은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한층 밝혀주면서 '제2의 지소연'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희망이 됐다.

한국 여자 축구는 2000년대 초반 스트라이커 이지은(현 예성여고 감독)의 활약을 앞세워 2003년 여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축구협회 차원에서 여자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연령별 상비군 제도가 도입됐고, 이와 함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여자 축구팀이 생기는 긍정적인 발전도 이뤄냈다.

결국 2003년부터 도입된 연령별 상비군의 결과로 이번 U-20 여자 월드컵에서 활약한 지소연과 이현영, 김나래(이상 여주대), 권다솜(울산과학대), 정혜인(현대제철)의 '황금 세대'가 탄생하는 결실을 누렸다.

그러나 한국은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2011 여자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한다. 2008년 월드컵 예선으로 치러진 여자 아시아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U-20 대회에서 동메달을 확보한 태극낭자들은 꿈의 무대인 월드컵 무대에 나설 수 없어 4년후를 기약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U-20 태극낭자들의 활약이 헛되지 않으려면 축구협회는 여자 대표팀이 실력을 계속 키울 수 있는 A매치와 국제대회 출전의 기회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또 국내 여자리그인 WK리그 발전도 이뤄내야 한다. 현재 U-20 대표 가운데선 정혜인이 유일한 실업 선수지만 조만간 대학 선수들도 졸업과 동시에 WK리그 무대에 나선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기본기를 잘 익힌 선수들이 실업팀에 흡수돼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WK리그의 수준도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